율법서 설교원고

이루어진 한 노인의 꿈(출3:1-12)

주 바나바 2023. 4. 17. 09:42

이루어진 한 노인의 꿈(3:1-12)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바라카 원전 공사 현장 바라카교회 예배당

목사 주태근

 

유명한 유대인 정신분석학자인 빅터 프랭클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유대인 포로수용소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쓴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은 자신이 생활하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체험을 기록한 책입니다. 그 체험을 바탕으로 <로고테라피>라 하는 심리 치료 요법을 발견했습니다. 이 요법을 발견한 동기입니다.

 

빅터 프랭클이 수용소에 처음 수감되었을 때에 동료들 가운데 별별 사람들이 다 있었습니다. 체력이 좋은 사람과 허약해 보이는 사람, 다람쥐와 같이 잽싼 사람과 행동이 굼뜬 사람, 학자와 평범한 시민 등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이 수용소에서 함께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프랭클 박사는 생각하기를 저렇게 민첩한 사람이나 체력이 뛰어나게 좋은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살아남고, 허약하거나 요령을 부릴 줄 모르는 어수룩한 사람들은 각박한 수용소 생활에서 살아남지 못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체력이 좋은 사람들이나 민첩한 사람들이 오히려 먼저 쓰러지고 허약해 보이는 사람들이 끈질기게 버티어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현상을 이상하게만 여기다가 점차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수용소의 처참한 조건에서 견디어 나가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고난에 대한 의미를 깨달은 사람, 삶의 뜻을 알고 있는 사람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극심한 고통 중에서도 자기를 희생하고 동료들을 돕는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오히려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반면에 아무리 인간적인 수단이 탁월하고 체력이 좋아도 삶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은 고난을 견디지 못하고 쉽사리 무너짐을 보게 되었습니다. 빅터 프랭클박사는 이런 체험을 바탕으로 수용소 생활이 끝난 후 로고테라피 즉 의미요법 '의미가 있으면 산다라는 정신질환의 치료법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큰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살아가게 하거나, 신앙을 가지게 해서 삶의 의미를 불어넣어주면 정신병이 고쳐진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을 복되게 하고 사람답게 하는 일은 '삶의 의미의 회복'입니다.

 

요식업을 주 사업으로 삼고 살아오던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사업은 크게 번창하지 못했고 결국 완전히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생각지도 않게 평생을 투자해 온 사업이 망했으니 앞이 캄캄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두렵기도 했으며 그의 나이 65세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두려움과 좌절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에게 남은 것은 집 한 채와 105불짜리 오래된 자동차가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어. 다시 무언가를 시작해 보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시작한 것이 닭튀김 장사였습니다. 그가 평생 해온 요식업의 경험을 살려 좀더 특이 하면서도 맛있는 닭튀김 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살던 동네 사람들은 "다 늙어서 무슨 사업을 시작 하겠다고.... " 하며 한심해 했지만 노인은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밤낮 닭을 연구하고 요리했습니다. 그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프라이드치킨 제조법을 특허로 신청하게 되었고, 결국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이라는 정식 이름을 얻어 다른 사업자들에게 기술을 전수해 주는 자격을 획득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닭튀김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점차 그 맛을 인정해 주었고, 그렇게 소문이 번져 다른 여러 주에 체인점을 낼 수 있었습니다. "나는 녹이 슬어 사라지기보다는 다 닳아 빠진 후에 없어지리라!"는 신념만으로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한 그 노인은 바로 '커넬 샌더스'로 켄터키 프라이드 즉 K F C의 창업자 입니다.

 

지금은 전세계적인 패스트푸드점이 된 K F C 는 한 노인이 실패 앞에서 좌절을 딛고 일어선 꿈과 노력의 대가였던 것입니다. 힘없는 노인이라는 이름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꿈인 것입니다. 의미 있는 삶의 실현입니다. 지금은 K F C 전 매장 앞에는 꿈과 실현을 상징하는 한 할아버지가 환한 웃음을 띠고 서 있습니다.

 

오늘 본문 성경은 미디안광야에서 양치기로 40년을 보낸 모세를 80세에 들어 쓰신 이야기가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소명을 받았을 때는 약점으로 가득해 있을 때였습니다. 지도자가 될 그는 말더듬이였고 부정적이고 우울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어서 하나님을 향해서 못한다, 안 한다.” 라는 말을 아주 쉽게 남발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다른 사람이 했으면 한다, 도와주면 한다고 뒤로 한발을 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 기질은 혼자 해결하려고 하고, 정의라는 이름으로 힘자랑을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미디안 광야 40년의 생활에서 속사람이 변하는 은혜를 체험하게 됩니다.

 

모세는 광야에서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배웠고 자기 방법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법으로 일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겸손을 배우고 온유를 배웠습니다. 중요한 것은 껍데기의 변화가 아니라 속사람의 변화입니다. 의미 있는 인생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의미 있는 인생을 사는 자는 기회가 찾아옵니다.

 

이집트 왕자 모세 그가 40세였을 때 벌써 그는 이스라엘 민족의 슬픔과 고통을 알고 있었고, 이를 해결하고자 뜻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는 애굽 관원을 쳐 죽이고, 이스라엘 동족에게서 쓴 소리를 들은 후 광야로 들어가 40년간 광야 생활을 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왕자의 신분에서 양치기 목자 생활로 전화되었습니다.

 

미디안 광야 생활 40년은 모세에게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가졌을까? 절망과 패배의식, 현실 도피, 박해로부터의 피신이었을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디안 광야 40년간의 기간은 모세에게 있어서 앞으로의 출애굽 인도를 위한 자기 수양의 시간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40년의 젊었을 때의 모세는 뜻은 있었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알지 못했고, 성급하게 애굽 관원을 죽였고, 아마도 활화산 같은 성미와 능력의 소유자였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의 출애굽을 인도하며 40년간 광야생활을 이끌 때의 모세는, 지상에서 가장 온유한 자였고, 자신의 계획과 능력을 철저히 부인하고 오직 하나님의 지시에만 순종하는 종의 내면을 가진 자였습니다.

 

40세 때의 모세를 알던 자는 80세의 할아버지가 된 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었을지 모르지만, 사실 모세의 40년간의 수양기간은 출애굽을 위한 준비과정이었고 결코 허송세월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모세가 성급하게 40세 때 출애굽을 시도했더라면, 실패했을 가망성이 더 높았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주인공 모세는 40년 전 그가 누렸던 모든 기억들은 안개처럼 사라졌고 그는 지금 볼품없는 늙은이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잊혀진 40년의 생애는 그에게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 주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새사람이 된 그에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로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새로운 사명을 부여받았을 때 모세는 한사코 사양을 했습니다. 하기 싫어서가 아니고 자신의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뭔가 알고 눈이 뜨이고 보니까 자신의 부족함이 보였습니다. 자신의 무능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두려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모세가 기고만장했을 때였다면 염려 마십시오, 제가 간단하게 해 치우겠습니다하고 말했을 것입니다. 원래 사람이 좀 무지할 때가 가장 용기 있을 때입니다. 그런데 철이 들고 눈이 뜨이고 경험을 하게 되면 무엇보다도 부족한 자신이 눈에 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사양하기도 하고 양보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모세는 처음에 하나님이 주시는 소명을 사양하다가 재차 하나님으로부터 사명이 주어졌을 때는 자신을 송두리째 헌신시켜서 혼신을 다해서 민족의 해방과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내는데 몸을 던집니다. 의미 있는 인생으로 준비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모세를 보면서 전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를 생각해 봅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날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카터 전 대통령이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민주주의 고양,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평화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77년부터 1981년까지 재임한 미국의 39대 대통령입니다. 재임 중 이스라엘과 이집트간의 캠프 데이비드 평화협정을 이끌어낸 것은 가장 혁혁한 공이라고 평가됩니다. 그러나 그는 재임 중에는 그리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였습니다.

 

미국은 특별한 과실이 없으면 대통령에 중임되는 것이 관례인데 그는 중임에도 실패하였습니다. 그는 검소하고 작은 정부를 만들겠다고 하여 대통령 취임식 때도 행사 복을 입지 않고 평복을 입었으며 가장 작은 규모의 취임 행사와 축하연을 하였습니다.

 

세계의 초강대국 미국으로서는 격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미국 내의 반발도 컸습니다. 그는 재임 중 가장 무능한 대통령으로 낙인 찍혔고,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꼽혔습니다. 그러던 그가 퇴임 후에는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의 해결과 경제, 사회 개발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특히 그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무주택서민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Habitat) 운동을 전세계적인 자원봉사활동으로 확산시켰고 우리나라의 해비타트에도 참여하였습니다. 퇴임 후 그는 애틀랜타에 카터센터를 설립하여 냉전 후 지구상에서 야기되는 중대사건의 분쟁해결사로서의 조정 역할에 진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깊은 연관은 19946월에 개인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여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사태의 긴장을 고조시켰던 교착상태에 있던 핵 문제의 실마리를 푼 것입니다. 이런 그의 퇴임 후의 평화적 행보는 가장 무능한 대통령에서 가장 훌륭한 전직 대통령으로 평가받게 되었습니다. 의미 있는 삶이 은퇴 후에도 멋진 생애를 이루게 한 것입니다.

 

어느 분이 쓴 글 가운데 사람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이 네 가지 형태인데 모든 사람이 인생 4번지라고 표현된 그 어느 곳에 빠짐없이 주소를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첫째로, 1번지의 인생입니다. 이는 "알았어요." "!" "제가 다 알아서 할게요." "좀 내버려 두세요"라고 대답만 할 뿐 실천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삶의 방향과 가치관 그리고 선택과 결정 등에 있어서 중요한 권면과 충고를 해주지만 우리는 그것들이 옳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전혀 그것을 따르지 않고 제 고집만 피우다 결국 실패하고 마는 형태입니다.

 

둘째는, 2번지의 인생입니다. 이는 "하긴 해야 되는데, 이 다음에..."의 형태입니다. 어떠한 이유와 여건에 의해서 이 다음에 하겠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다음에" "돈 많이 번 다음에" "장가가고 시집간 다음에" "일 끝나고" "이 다음에 늙고 나이 많은 다음에" 등등의 형태로 미루다가 결국 때를 놓치는 형태의 삶입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안 되고 다음에 꼭 하겠다" 고 말합니다. "아이들 대학 보내고 나면 그때 봉사도 하고 직분도 맡겠다!" 말합니다. "좋은 직장에 취직하면 그 때 하겠다." 고 말합니다. 그러나 기회란 내가 원하는 때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때이고 지금이 지나면 다시 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세 번째는, 3번지의 인생입니다. 이는 "그때 그렇게 할 걸" "그때 그렇게 하지 않고 이렇게 할 걸" 등으로 후회하는 형태의 삶입니다. 그때 더 기도생활에 힘쓰고 말씀묵상에 힘쓸 것을 이제 와서 건강을 잃고 나니 모든 것이 불편하고 서툴러 후회가 된다고 하며 과거 자신의 잘못된 선택과 결정에 대해서 때늦은 후회와 통한으로 가득한 삶의 모습입니다.

 

마지막으로 4번지 인생입니다. 이는 "그때 그렇게 하길 참 잘 했다"고 하는 형태의 삶입니다. 인생의 성공이나 성취를 돌아 볼 때에 어느 시점에 내린 선택과 결정과 행동이 참으로 잘 되었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그때 내가 참기를 참 잘했어" "그때 내가 포기하기를 참 잘했어" "그때 내가 그 사람을 만나기를 참 잘했어" "그때 내가 그 일을 하기로 한 것이 참 잘했어" 등의 형태입니다. 의미 있는 인생이기에 항상 기회 속에서 삽니다.

 

지금 여러분은 몇 번지 인생의 주소입니까? 인생은 4번지 인생처럼 무언가 의미를 추구할 때 새로운 시작이 찾아옵니다. 모세는 연령 80세 노년기에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지난 40년의 연단과 수양의 덕분입니다. 속사람이 변했습니다. 보다 더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난 것입니다. 그리고 황혼기를 가장 가치 있게 보낸 승리와 영광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인생이 청년기이든 중년기이든 아니면 황혼기이든 문제는 의미 있는 사람으로 사는 새사람으로서의 인생입니다. 모세가 40년의 수양을 통해 새사람으로 준비되어 황혼기의 인생기에 위대한 지도력을 발휘한 것처럼 우리들 역시 영적수양으로 새인생을 펼쳐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모세처럼 40년의 영적수양이 필요합니다. 믿음을 통해서 영적수양이 되어야 합니다. 경건의 훈련을 받아야합니다. 여름철을 지내고 있습니다. 긴 장마철입니다. 우리는 이 여름철을 수양의 기회로 선택하기를 희망합니다. 의미 있게 사는 자들을 위한 수양기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금년에도 각 부서에서 여름행사가 있습니다. 유아유치부는 성경학교, 아동부는 여름켐프, 학생부와 장년부는 여름수련회 등 입니다. 영적으로 훈련받는 수양의 기회입니다. 미디안 광야 40년에서 모세가 의미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되듯 우리 역시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름수양이 의미를 주는 기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네 마음으로 죄인의 형통을 부러워하지 말고 항상 여호와를 경외하라 정녕히 네 장래가 있겠고 네 소망이 끊어지지 아니하리라”(23: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