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학 강의록(12) : 교회력에 의한 성서일과의 가치성(글-주태근)
예배학 강의록(12) : 교회력에 의한 성서일과의 가치성(글-주태근)
6. 교회력에 의한 성서일과의 가치성
성서일과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분명히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서일과의 사용에는 위의 단점들을 충분히 상쇠하고도 남음이 있는 장점들이 있다.
ⓐ 복음의 전체성 회복
성서일과의 사용은 성서전체를 읽고 설교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성서일과는 성경이 먼저 말씀하게 한다. 성서일과는 설교자로 하여금 세상의 상황이나, 설교자의 관심을 먼저 말하게 하기보다는 성경이 먼저 말씀하게 만든다. 더군다나 성서일과는 성경의 거의 전부를 포함한다. 그러므로 현재 세계 개신 교회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공동성서일과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교회(강단)는 거의 모든 성경을 9년이면 예배 시간에 한번 읽고 말씀을 전하게 된다. 이 말은 회중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9년 또는 10년 정도만 열심히 주일 예배만 참석하여도 그 회중은 예배 시간에 성경을 한번 읽고 그 읽혀진 성경이 말씀으로 선포되어지는 것을 듣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구집의 발견은 오늘 한국교회에 커다란 개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놀라운 역사를 가져올 수 있다.
ⓑ 설교와 설교자들에 대한 영향
또한 성서일과는 설교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성서일과는 설교자로 하여금 성경의 보다 많은 부분을 설교하게 만든다. 그래서 자연히 설교자들이 성경의 여러 본문을 자세히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게 만든다. 즉 성구집은 설교자들로 하여금 자기가 좋아하는 그런 구절들만이 아니라, 새로운 곳들에 대한 도전을 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성서일과는 설교자로 하여금 본문에 대해서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미리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준다. 성서일과는 본문이 이미 주어져 있기 때문에 설교자로 하여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성경본문을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그에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하는데 있어서도 많은 시간을 제공하므로 보다 풍성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그리스도교 교리
성서일과는 교회력에 따라 성경말씀을 읽어 나가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교회력에는 우리가 믿고 고백하는 바 기독교 교리의 전부가 포함되어 있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를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진 교회력은 우리가 믿고 고백하는 바 사도신경의 모든 내용을 다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설교자가 교회력을 따라 이루어진 성구집을 따라 설교한다고 할 때에 그것은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교리들을 동시에 가르치게 된다는 유익이 있게 된다.
ⓓ 회중들의 참여(개혁교회 예배의 전통)
성서일과는 회중들로 하여금 성경본문을 미리부터 알고 그 본문을 집에서 묵상하고 연구하게 만들어 준다. 설교의 사역은 말하는 것만이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 듣는 것(Hearing)도 아주 중요한 요소로 간주한다. 즉 설교는 이제 더 이상 설교자 한 사람의 독백(one way communication)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설교는 쌍방 통행적인 과정(two way communication)이 되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성서일과는 진실로 회중들의 참여를 격려한다. 교회주보에 다음 주 설교의 본문이 주어질 때, 회중들은 한 주간을 지내는 동안 그 말씀을 일고 묵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설교자가 어떻게 그 말씀을 전할 것인가를 기대를 가지고 참례하게 된다.
ⓔ 개혁교회 통합의 역할(Integration of the Reformed Worship)
아마도 성서일과의 장점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개혁교회 예배에 있어서 통합적인 역할일 것이다. 이 면에서 있어서 우리는 세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⑴ Liturgical Integration(예전적인 통합)
제일 먼저는 예전적인 통합이다. 오늘 많은 경우에 있어서 예배가 하나의 주제로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설교자는 성령에 대해서 설교를 하는데, 찬양대는 십자가를 주제로 한 성가를 부른다든지, 기도는 주로 복주심에 대한 주제로 한다든지 하는 등의 예배의 내용이 각각 따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개혁교회의 예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내용 가운데 하나가 말씀을 중심으로 하여 예배의 모든 내용(기도, 찬송, 찬양 등)들이 통합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칼뱅이 추구하였던 예배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것은 성경 본문이 일찍이 알려져야 가능한 문제이다. 그래서 성서일과는 주일예배의 모든 요소들을 통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예배 전체가 일관성 있게 흐르게 만들어 준다.
⑵ Educational Integration(교육적인 통합)
성서일과의 사용은 예배를 넘어서서 교육에까지 미치게 된다. 교회력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장 중요한 구속사건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이렇게 정해진 달력을 사용하는 것은 종교교육에 있어서 아주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들은 지금도 자신들의 뿌리 교육을 이 절기를 철저하게 지킴으로써 하고 있다. 그들이 2000년 이상을 나라 없이 유리 방황하면서도 그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아주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절기를 통한 뿌리 교육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력을 따라 만들어진 성서일과는 사용한다는 것은 교육의 영역에까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또한 성서일과는 주일예배와 주일학교의 예배를 함께 연결시켜 주는 역할도 하게 된다. 만일에 주일학교도 같은 성서일과를 사용한다면 한 주일의 모든 교육과 예배가 연결이 될 수 있는 귀한 의미가 있게 된다. 미국에서는 성서일과를 따라 아이들에게 설교할 수 있는 자료들이 무수히 많이 나와있다. 아마도 한국교회에서도 그런 자료들을 참고로 하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⑶ 교회일치(Ecumenical Integration)
교회력에 의한 성서일과는 우리를 다른 믿는 이들과도 연결을 시켜준다. 성서일과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교회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모든 기독교인들과 함께 주안에서 말씀을 통해서 한 교제를 나누게 한다. 미국 같은 곳에서는 공동성서일과를 사용하는 각 교파의 목회자들이 함께 모여서 오는 주일 본문을 가지고 설교준비를 같이 하기도 한다. 일종의 study group으로 모여서 자신들이 본문을 해석한 것을 나누면서 설교준비를 하는 것이다. 결국 현재 전 세계 개신 교회가 공동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공동성서일과”(The Revised Common Lectionary)는 종교개혁 이후 400년만의 “개신교회의 말씀을 통한 일치”라고 하는 너무나도 중요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 목회와 설교의 장기 계획
목회자는 교회력의 사용을 통하여 계절이 오기를 기다리고 설교를 효과적인 시리즈로 배열함으로써, 주일마다 관련이 없는 자료나 생각들을 내놓기보다는 기독교 사상의 전반적인 분야를 발전시킬 수 있고, 장기적인 목회와 설교의 계획을 입안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말씀의 연속성과 목회의 장기 계획을 통하여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목회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성서일과는 3년 주기로 되어 있으며 그 본문의 예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⑴ 대강절
예1) 첫주: 시 122 (1, 4, 7), 시 80:1-7 (2, 5, 8), 시 25:1-10 (3, 6, 9)
둘째주: 시 72:1-8 (1, 4, 7), 시 85:8-13(2, 5, 8), 시 126 (3, 6, 9)
셋째주: 시 146:5-6 (1, 4, 7), 눅 1:46b-55 (2, 5, 8), 사 12:2-6 (3, 6, 9)
넷째주: 시 24 (1, 4, 7), 시편 89:1-4, 19-24 (2, 5, 8), 시 80:1-7 (3, 6, 9)
예2) 첫주: 마 24:36-44 (1, 4, 7), 막 13:32-37 (2, 5, 8), 눅 21:25-36 (3, 6, 9)
둘째주: 마 3:1-12 (1, 4, 7), 막 1:1-8 (2, 5, 8), 눅 3:1-6 (3, 6, 9)
셋째주: 마 11:2-22 (1, 4, 7), 요 1:6-8, 19-28 (2, 5, 8), 눅 3:7-18 (3, 6, 9)
넷째주: 마 1:18-25 (1, 4, 7), 눅 1:26-38 (2, 5, 8), 눅 1:39-55 (3, 6, 9)
⑵ 성탄절
예1) 사 9:2-7 (매년), 시편 96 (매년), 디도서 2:11-14 (매년), 눅 2:1-10 (매년)
예2) 사 62:6-7 (매년), 시편 97 (매년), 디도서 3:4-7 (매년), 눅 2:8-20 (매년)
예3) 사 52:7-10 (매년), 시편 98 (매년), 히 1:1-12 (매년), 요 1:1-14 (매년)
⑶ 주현절
구약: 사 42:1-9 (1, 4, 7), 창 1:1-5 (2, 5, 8), 사 61:1-4(3, 6, 9)
복음서: 마 3:13-17 (1, 4, 7), 막 1:4-11 (2, 5, 8), 눅 3:15-17 (3, 6, 9)
⑷ 재의 수요일
시편 51:1-12, 고후 5:20b-6:2, 마 6:1-6, 16-21 (매년)
⑸ 사순절
1) 첫 번 주일: 창 2:4b-9, 15-17, 3:1-7; 롬 5:12-19; 마 4:1-11 (1, 4, 7)
창 9:8-17, 시 25:1-10, 벧전 3:18-22, 막 1:9-15 (2, 5, 8)
신 26:1-11, 시 91:9-16, 롬 10:8b-13, 눅 4:1-13 (3, 6, 9)
2) 두 번째 주일: 창 12:1-4b(4b-8), 시 33:18-22, 롬 4:1-5(6-12), 13-17, 요 3:1-17 혹 은 마 17:1-9 (1, 4, 7)
창 17:1-10, 15-19, 시 105:1-11, 롬 4:16-25, 막 8:31-38 혹은 막 9:1-9 (2, 5, 8)
창 15:1-12, 17-18, 시 127, 빌립보서 3:17-4:1, 눅 13-31-35 혹은 9:28-36 (3, 6, 9)
3) 세 번째 주일: 출 17:3-7, 시 95, 롬 5:1-11, 요 4:5-26[27-42] (1, 4, 7)
출 20:1-17, 시 19:7-14, 고전 1:22-25, 요 2:13-22 (2, 5, 8)
출 3:1-15, 시 103:1-13, 고전 10:1-13, 눅 13:1-9 (3, 6, 9)
4) 네 번째 주일: 삼상 16:1-13, 시 23, 엡 5:8-14, 요 9:1-41 (1, 4, 7)
역대하 36:14-23, 시 137:1-6, 엡 2:4-10, 요 3:14-21 (2, 5, 8)
수 5:9-12, 시 34:1-8, 역대하 5:16-21, 눅 15:1-3, 11-32 (3, 6, 9)
⑹ 종려주일
사 50:4-9b, 시 31:9-16, 빌립보 2:5-11 (매년)
수난 이야기: 마 26:14-27:66 (1, 4, 7); 막 14:1-15:47 (2, 5, 8); 눅 22:14-23:56 (3, 6, 9)
⑺ 성금요일
사 52:13-53:12 (매년), 히 4:14-16, 5:7-9 (매년)
⑻ 부활절
마 28:1-10 (매년), 막 16:1-8 (매년), 눅 24:1-12 (매년)
⑼ 성령강림절(오순절)
행 2:1-21 (매년), 고전 12:3b-13 (1, 4, 7), 롬 8:22-27 (2, 5, 8), 롬 8:14-17 (3, 6, 9)
요 20:19-23 혹은 7:37-39 (1, 4, 7), 요 15:26-27, 16:4b-15(2, 5, 8),
요 14:8-17, 25-27 (3, 6, 9)
⑽ 삼위일체 주일
신 4:32-40 (1, 4, 7), 사 6:1-8 (2, 5, 8), 잠 8:22-31 (3, 6, 9)
시 33:1-12 (1, 4, 7), 시 29 (2, 5, 8), 시 8 (3, 6, 9)
고후 13:5-14 (1, 4, 7), 롬 8:12-17 (2, 5 8), 롬 5:1-5 (3, 6 9)
마 28:16-20 (1, 4, 7), 요 3:1-17 (2, 5, 8), 요 16:12-15 (3,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