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학 강의록(18) : 세례 성례전의 신학적인 의미(글-주태근)
예배학 강의록(18) : 세례 성례전의 신학적인 의미(글-주태근)
E. 세례 성례전의 신학적인 의미
1. 세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는 결정적인 사건이다.
롬 6:3-6, 고전 12:13, 갈 3:27-28, 골 2:11-12절은 기독교 세례가 그리스도와 관계가 있음을 알려준다. 즉 세례는 그리스도의 죽으심, 장사, 또는 부활에 의한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의미하고 있다.
물론 세례는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베푸는 것이므로 주님 한분만 연합하는 이상의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것은 그리스도 자신과의 연합일 뿐 아니라, 아버지와 성령님과의 연합이며 관계이다(요 14:16-17, 17:21-23 참조).
그리스도와의 연합된 새로운 몸으로서의 출발이 다짐되고 공표되는 예전으로서의 세례는 수세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게 하는 방편이요, 인침이다. 바울은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다”(갈 3:27)고 말한다. 따라서 세례는 그리스도에로의 소속을 확인하는 예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세례는 자신의 죄를 회개하는 것과 하나님의 용서를 비는 예전이다.
“깨끗하게 함”이라는 개념을 세례의 의미에서 배제해서는 안된다. 세례는 깨끗하게 함(cleansing)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물을 사용하여 거행하고 있다. 즉 이것은 더러움으로부터 깨끗하게 함과 죄의 과오(guilt of sin)에서 깨끗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또 세례는 신약의 할례(골 2:11-12)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초대교회 당시 수세자에게는 자신의 죄를 용서받기 위하여 수세 전 며칠간 금식하면서 준비하는 명령을 할 정도로 회개가 강조되고 우선되었다.
3. 세례는 새로운 피조물로서의 탄생을 의미한다.
세례는 새로운 삶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새로운 삶의 출발이란 예수 밖에서 살던 과거의 삶을 청산하고 예수 안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뜻이다.
세례에서 기독교인이 거듭나는 것(요 3:5)은 그리스도의 탄생에 비교될 만한 것이며, 그들은 거듭남에 있어서 예수가 가졌던 같은 생각과 목적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바울은 말하기를 “무릇 그리스도 예수와 합하여 세례를 받은 우리는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세례 받은 줄을 알지 못하느뇨?”(롬 6:3)라고 하였다.
이러한 모든 사실은 세례를 통하여 개개인이 그리스도의 죽음 안에서 같이 죽고 세계를 위하여, 타자를 위하여 살기 위해 새로 생명을 부여 받는다는 점을 강조하여 알려준다. 즉 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으심은 산 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저희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게 하시려는(고후 5:15) 의도에서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칼뱅은 세례를 가리켜 “새생명으로 인간을 재형성 시키는 성령의 은혜”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세례는 죄의 세계로부터 의의 세계로, 속박에서 자유로, 율법 아래의 죽음으로부터 성령 안에의 생명으로 옮겨지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 세례는 기독교 공동체의 일원이 되게 하는 의식이다.
터툴리안(Tertullian)은 그 시대 입교 예식의 일부와 관련된 세례식을 옛 계약 하에서 제사장의 안수례를 비교하고 있다. 또한 제롬(Jerome)은 신도의 제사직을 받는 의식을 세례라고 하였다.
그리고 어거스틴은 세례에서 신자들의 제사적인 성격을 주장하고 있다. 할례가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의 언약의 표(창 17:11)여서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을 가입하는 수단이었듯이, 영적인 할례(골 17:11)인 세례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새 이스라엘에 가입하는 순간이며, 따라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새계약의 보증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례는 크리스찬 공동체 안에 들어오는 입장 허가”라는 맥클라우드(Macleod)이 말은 매우 의미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