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맞춤선교전략 : 목사 주태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세계선교부 주최 2006 세계선교대회에 참석했던 선교사들은 선교 사역을 하고 있는 국가의 종교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사역지별 맞춤 선교전략 수립’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선교대회 폐막 직전, 세계선교부가 54명의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으며, 응답자 중 22%가 맞춤전략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2010년 6월 22일부터 7월 5일까지 서울 인천 부산 등에서 열린 ‘1910년 에든버러 세계선교사대회 100주년 기념 2010 한국대회’ 선언문이 발표됐다. 선언문은 “한국교회는 기독교 제국에 대한 헛된 이상을 버리고 하나님 나라 확장에 참여하는 ‘통전적 선교’를 지향해야 한다”며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케리그마(kerygma)에 기초해 성경 중심의 선교, 현지인 중심 선교와 과학기술을 활용한 21세기 맞춤 선교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교학자 랄프 윈터와 존 트라비스, 케빈 히긴스 등에 의해 주장되어온 내부자운동은 전방개척선교(Mission Frontier)전략의 한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영적전쟁터의 최전방에서 개척선교를 해야 하는 무슬림선교에 효과적인 ‘맞춤선교전략’이다.
내부자운동은 말 그대로 기독교로 개종한 무슬림이 예수신앙에 의해 ‘삶의 스타일이나 문화를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본인이 속한 공동체를 떠나지 않고 복음을 전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개종한 사실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자기가 가진 문화나 종교의 정체성을 그대로 간직한 채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곧 자신이 속한 종교, 세계관, 관습, 문화 등을 떠나지 않고 마음속으로는 예수를 따르는 운동이다. 또한 내부자운동은 무슬림의 복음화를 외부 선교사가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개종한 무슬림들이 자신들이 속해있는 무슬림 공동체에서 담당하는 내용도 포함한다.
이 선교전략은 지난 해 2월 25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서 주관한 ‘전방개척선교세미나’에서 공식 발표된 이후, 국내에서도 무슬림권 선교전략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내부자운동을 채택한 선교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무슬림들이 처한 ‘특수한 상황’을 거론한다. 무슬림 국가에서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면, 사회뿐 아니라 가족들에게서도 배척을 당하고 심지어는 목숨까지 잃게 되는 등의 각종 불이익과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내부자운동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운동의 주창자인 랄프 윈터 본인도 우려했듯이 ‘순수한 복음의 정체성이 상황화로 둔갑돼 종교적 혼합주의를 정당화 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이 태동된지 약 1,4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무슬림복음전도는 기독교선교의 가장 큰 난제로 남아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는 이슬람의 태동 자체가 기독교의 기독론을 부인하는 단신론(Monotheism)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초기에 기독교를 변증했던 교부 다메섹의 요한은 꾸란의 내용을 인용해서 기독론 신앙을 변증하고자 노력했다. 이슬람 신앙은 그들이 믿는 알라에게는 동반자가 없다는, 즉 기독교의 기독론을 반대하는 교리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그래서 근자에는 무슬림 기독론 (Muslim Christology)까지도 발전시켜 기독교 선교를 위한 대화의 발판으로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둘째로 이슬람은 종교적인 신념을 넘어서서 사회, 문화, 정치, 경제를 아우르는 삶의 체계(life-system)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선교학자요 인류학자인 폴히버트 박사는 민속종교의 특징이 바로 삶의 체계를 구성, 전수,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한다. .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무슬림들의 삶의 현장에 존재하는 민속이슬람은 강력한 결속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슬람 세계에 살고 있는 무슬림들에게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떠나라는 것은 곧 사회, 문화, 경제, 정치를 포함한 모든 삶의 체계를 벗어나라는 말과 같은 것이 되어 버렸다. 19세기 서구의 식민지배를 벗어나게 된 이슬람세계는 특히 반서구 독립운동의 기조를 반기독교 운동으로 발전시켜 기독교 세계와의 정치, 경제, 문화적인 차별성을 부각시켜 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구적 기독교의 종교문화를 배경으로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진리대결 이외에 무슬림 삶의 시스템 전체와 대결해야 하는 구도가 되어 버렸다.
셋째로 무슬림복음전도가 어려운 이유는 바로 진리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에 있다. 이슬람이 삶의 체계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무슬림들은 종교적 진리에 대한 추구보다는 삶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을 신앙생활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 이슬람 세계의 무슬림들은 꾸란이나 이슬람 초기의 문헌을 읽고 이해하는 일을 등한이 여긴다. 기독교를 접할 때 기독교인들이나 선교사들은 성경을 들고 이슬람 문헌과의 진리대결을 펼치려 하지만 많은 경우에 무슬림들은 그러한 진리대결에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진리에 무지한 채로도 얼마든지 이슬람이라는 종교문화적인 삶의 체계가 그들의 신앙을 뒷받침 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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