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과 유월절(출12:1-14)
목사 주태근(성례주일)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데는 두 가지 방편이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 말씀이고, 다른 하나는 성례입니다. 물론 우리는 예배에서 찬송이나 기도를 통해서도 은혜를 받습니다. 그러나 가장 확실하고 객관적인 은혜의 방편은 바로 하나님말씀과 성례입니다.
말씀과 성례의 차이점은 말씀은 믿음을 일으키며 또 믿음을 강하게 하지만, 성례는 믿음을 강하게만 하지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 성례는 믿음 없는 사람에게 믿음이 생겨나게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이 없는 사람, 십자가의 도리를 모르는 사람에게 성례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말씀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만, 성례는 이미 하나님의 백성이 된 사람, 그래서 그 속에 믿음이 생겨난 신자들만을 대상으로 참여케 하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기독교성례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세례요, 다른 하나는 성찬입니다.
성찬예식은 주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전날 밤 마가 요한의 다락방에서 직접 제정하시므로 시작되었습니다. 주님은 그때 제자들과 함께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 만찬을 잡수시고 계셨습니다. 그러면서 바로 그 시간 그 자리에서 성찬을 제정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유월절 음식으로 성찬을 제정하신 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는 유월절과 성찬은 그 의미가 서로 일치하기 때문이요, 또한 유월절이 성찬을 통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노예 생활하던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것을 기념하는 해방의 절기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 역사는 본질적으로 우리가 죄악의 노예 상태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게 되는 것을 상징하는 예표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 유월절 만찬을 잡수시면서 이제는 영원한 멸망에서 구원해주시는 주님의 십자가의 은혜를 기념하는 성만찬을 제정하신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430년동안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했을 때, 하나님은 마침내 모세를 세워 이집트 땅에서 저들을 인도해 내십니다. 이집트에 많은 재앙을 내렸지만, 바로는 마음이 강퍅하여 쉽게 이스라엘 백성들을 놓아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마지막으로 이집트 땅에 내리신 재앙은 이집트의 모든 처음 난 것을 죽이는 무서운 심판이었습니다. 바로 이날 저녁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좇아 첫 유월절을 지키게 됩니다. 먼저 모든 이스라엘 백성은 양을 잡아서 그 피를 자기 집 문설주와 문인 방에 발랐습니다.
하나님의 천사가 이날 밤 이집트 땅의 모든 장자를 칠 때, 문에 피를 칠해놓은 집은 손을 대지 않고 그냥 넘어가게 됩니다. 유월절이란 말의 뜻도 영어로는 "파스 오버(pass-over)" 즉 "넘어갔다"는 뜻입니다. 그런 다음, 백성들은 집안에서 잡은 양의 고기를 불에 구워서, 발효시키지 않은 밀가루로 구운 떡인 무교병과 그리고 쓴 나물과 함께 먹었습니다.
바로 그 다음날 아침 온 이스라엘은 이집트에서 온전한 자유를 얻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매년 이날 유월절을 지키며 출애굽의 하나님의 은혜를 기념했고, 유월절을 지킬 때마다 양을 잡아 그 고기를 구워서 무교병과 쓴 나물과 함께 먹으며 하나님의 구원을 기념했습니다.
신약시대에 와서 유월절 양은 만백성의 죄를 사하시는 구세주 예수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양의 피를 흘려야 출애굽의 역사가 이루어졌듯이, 예수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아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구원역사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저들이 이 출애굽의 하나님의 은혜를 기념하기 위해 유월절을 지키며 양의 고기를 먹었듯이,
우리는 구원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성만찬을 행하며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십니다. 그래서 성찬은 구원의 유월절이요, 구약시대의 유월절 절기의 완성입니다. 이스라엘은 유월절을 통해 출애굽의 은혜를 기억했듯이 이제 우리는 성찬예식을 통해 구원의 은혜를 기억합니다.
이것이 성찬의 첫 번째 의미입니다. 성찬은 십자가를 통해 주님께서 이루신 구원역사에 대한 기념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찬에 참여할 때마다 무엇보다 먼저 주님 구속사역을 생각하면서 그 크신 은혜에 감사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유월절은 언약의 백성 됨의 표식입니다.
우리가 계약을 하면 계약서를 써서 서로 교환합니다. 출애굽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의 계약이었고 유월절은 이 계약의 계약서와 같은 역사적 사건입니다. 유월절을 지키므로 저들이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임을 계속 확인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월절 음식을 먹지 못한 자는 백성의 회중에서 쫓겨났습니다. 유월절을 지키는 것이 언약의 확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성만찬을 제정할 때 이것은 피로 세운 새 언약이라고 말씀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 하나님 되시고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 됨을 피로 언약을 세웁니다. 그것을 확인하는 예식이 바로 성만찬입니다. 보통 이야기가 아닙니다. 믿음으로 성찬을 받는 자는 이 언약의 당사자로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하나님이 되신다는 언약을 성찬을 통해 계속해서 확인해 가는 것입니다.
셋째로 유월절은 음식을 먹으므로 지켰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유월절 음식을 먹고 그 힘으로 이제 내일부터 광야 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이 음식은 곧 신령한 양식의 그림자입니다. 하나님께서 신령한 양식으로 우리를 먹이시고 우리는 그 양식을 먹고 힘을 얻으므로 광야 같은 세상을 힘차게 승리하면서 살아갈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주님의 살과 피를 먹음으로 천국에 가는 그 날까지 이 세상에서 우리의 영혼이 새 힘을 얻습니다. 주님의 살과 피가 우리의 양식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나는 하늘로서 내려온 산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니 나의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 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으로 성찬을 받을 때 성찬이 우리의 영혼의 양식이 되어 세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놀라운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성도님들은 감사와 믿음으로 성찬에 참여하심으로 이 큰 성찬의 은총을 누리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오늘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감사하며 받는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에 참여하는 것이 아닙니까? 빵이 하나인데 우리가 그 빵을 함께 나눠 먹으므로 우리 많은 사람들은 한 몸이 된 것입니다. (고전10:16-1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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