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패러다임의 전환(고전9:16-17)
목사 주태근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던 어떤 여자가 신문과 쿠키 한 봉지를 사 들고 빈 테이블에 앉아 신문을 보면서 맛있게 쿠키를 먹고 있는데,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옆 자리에서 들렸습니다.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어, 보던 신문을 내리고 쳐다보니, 어떤 잘 차려 입은 남자가 자기 옆자리에 앉아 자신의 쿠키를 양해도 없이 그냥 집어 먹고 있었습니다.
매우 황당했지만 여자는 아무 말 않고 흘깃 보며 그냥 쿠키를 집어먹었습니다. 그러나 그 남자는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여자의 쿠키를 집어 먹고 있었습니다. 여자는 너무 화가 났지만 그런 황당한 일에 대하여 결코 이렇다는 말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마지막 쿠키 하나가 남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그 남자는 남은 쿠키를 반으로 딱 쪼개더니 반쪽은 여자 쪽에 밀어주고, 반쪽은 자기가 집어 먹고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아무 말 없이 자기 갈 길을 가는 것이었습니다. 여자는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진짜 기가 막힌 일은 그 다음에 또 일어났습니다. 여자가 비행기에 올라 자기 짐을 짐칸에 올려놓으려고 자신의 쇼핑백을 들었을 때, 이게 웬일입니까?
거기엔 조금 전에 샀던 쿠키가 쇼핑백에 그대로 담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오, 마이 갓! 여태껏 여자는 그 남자의 쿠키를 자기가 산 쿠키로 오해하고 집어 먹은 것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그 남자를 경멸하며 먹었던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초라했습니다. 그 순간 그 여자에게 놀라운 인식변환이 일어났습니다.
그 여자에게 염치없고 뻔뻔하게만 보였던 그 남자의 인상이 순식간에 바뀌게 된 것입니다. 전혀 모르는 여자가 자기 쿠키를 먹는데도 그냥 용인하고 그것도 마지막 쿠키까지 반으로 나누어 줄줄 아는 마음,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떠나 간 그 남자의 모습이 너무나 존경스럽고 아주 멋진 신사로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패러다임의 전환입니다.》
패러다임이란 무엇인가? 스티븐 코비는 ‘어떤 사물이나 실제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패턴 혹은 지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물을 보는 관점이 패러다임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나름대로 ‘사물을 보는 눈’ 즉 자기 패러다임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패러다임은 바로 세상을 보는 방식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세상을 볼 때 시각적인 감각에서가 아니라, 지각하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관점에서 이 세상을 ‘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어떤 패러다임을 가지고 보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게 됩니다.
《핸드폰의 대명사 노키아는 현재 유럽의 핸드폰 시장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는 핀란드의 세계적인 무선 통신 회사입니다. 그러나 불과 15년 전만 해도 노키아의 사정은 전혀 달랐습니다. 지난 130년 동안 이 회사는 임업 제품과 펄프, 종이 등을 생산해 온 지극히 평범한 회사였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에 TV와 소형 컴퓨터를 생산하는 등 사업 다변화를 통한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고 급기야 사장이 자살하는 비운을 맞게 되었습니다. 1992년 1월, 노키아는 새로운 사장으로 요르마 올릴라를 영입하게 되었습니다. 올릴라 사장은 통신 산업이 21세기를 선도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그 확신을 새로운 핸드폰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장 올릴라는 회사 중역들과 엔지니어들이 청소년 캠프장이나 캘리포니아 해변으로 고객이 생활하는 현장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연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중요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핸드폰은 검정색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었는데 그것이 아니라는 발견이었습니다. 실제로 고객들이 원하는 건 다양한 색상의 핸드폰이었습니다. 노랑, 빨강, 파랑 등 다양한 색상의 핸드폰 이었습니다.
노키아는 변신합니다. 전통적인 검정색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킵니다. 결국 성능 좋고 다양한 색상, 즉 기능성과 장식성을 갖춘 핸드폰, 노키아가 새롭게 탄생한 것입니다. 1993년 핸드폰 시장에 뛰어 든지 불과 2년 만에 노키아는 23억 달러의 순이익을 올리며 유럽 1위를 차지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쓰러져 가던 기업에서 세계 굴지의 통신 장비 제조 회사로 변신하게 된 것입니다.》
보는 관점이 바뀌면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납니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삶이 그렇듯 전도현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교회는 전도에 대한 사명은 고취되어 있으나, 실제로 전도가 원활히 일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회의 프로그램들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전도에는 효율적인 열매가 맺혀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많은 이유 중에 대표적 이유는 바로 한국교회의 전통적인 전도패러다임 때문입니다.
‘전도하면 성도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되는가?’라는 질문 앞에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도 ‘부담감, 죄책감, 안 된다, 어렵다. 전도왕이나 하는 것이지, 나같이 수줍음을 많이 타는 사람은 하고 싶어도 어렵다’ 등 전도를 생활화하지 못한 수많은 이유들을 쏟아낼 것입니다.
즉 많은 사람들은 전도에 대하여 사명과 부담감을 갖고 있지만, 무슨 전도 방법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도는 교회에서 일 년에 한번 정도 시행하는 행사나 프로그램 정도로만 이해되는 경우도 적지 않음을 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전도를 연중행사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는 정도이지, 모든 사람들이 함께 동참하여 감당해 나가야 하는 교회의 핵심적인 사역으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한국교회의 문제는 전도가 생활화되지 못한 채 프로그램으로만 남아 있는 모습입니다.
이제 더 이상 이전의 전도패러다임으로는 효과적인 전도를 기대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전도하자 권하면 기쁘게 받아들이고 반드시 해야 겠다는 자원의 마음보다는 무거운 짐처럼 여기는 마음이 앞서게 됩니다. 왜 그럴까? 그것은 전통적인 전도방법이 잘못된 신화에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로, 전도는 ‘혼자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혼자서 사람을 찾아가 누군가를 붙잡고 열변을 토하며 복음을 증거 해야 하는 것이 마치 전도자가 해야 할 전도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전도의 부담감을 가집니다.
둘째로, 성도들이 ‘단 한번에’ 전도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불신자에게 전도지를 읽어 주거나, 그를 전도집회 등에 참여시키면 뭔가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능력이 직접 개입됨으로 인해 단번에 회심이 일어 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1차 전도에 실패한 분은 재도전을 하기를 꺼려합니다.
셋째로, 전도를 ‘나와 관계없는 사람’에게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전도하자고 하면 으레 아파트에서 모르는 사람 집의 문을 두드립니다. 혹은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섭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안면 몰수하고 목이 터져라 복음을 외쳐야만 전도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용기가 없어 전도하기를 거부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도를 ‘설득하는 것’으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도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성경공부를 많이 해야 하고, 특별한 전도 훈련을 받아야 하며, 전도 기술을 습득해야만 전도할 자격을 부여받는 것으로 여깁니다. 즉 많이 알아야만 전도를 잘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미리부터 전도의 자신감을 잃어버립니다.
그렇습니다. 기독교인들에게 전도는 늘 불러져 온 주제이지만, 이상의 전통적인 4가지 신화에 묶여 생활 속에서 경험하기에는 너무 거리가 먼 주제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와 같이 전통적인 전도패러다임은 ‘전도는 개인이, 단 한번에, 관계없는 사람에게, 그리고 설득해야 한다.’라고 그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NCD 즉 자연적교회성장 전도소그룹에서는 전도와 번식이 일어나는 건강한 소그룹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건강한 소그룹 1,400개의 교회를 조사 연구하였습니다. 통계 조사 결과는 이러합니다.
전도는 ‘개인이 아닌 그룹이, 한번이 아닌 여러 번에 걸쳐서, 관계없는 사람이 아닌 관계있는 사람에게, 설득이 아닌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되어 진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조사에서 전도된 사람들의 90%가 ‘관계를 통해 전도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전통적인 전도패러다임과 상반된 결과였습니다.
또한 NCD의 조사에 의하면, 전도와 번식을 경험하는 건강한 소그룹에는 3가지의 주된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첫째로 전도를 행사보다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전도는 일회적으로 치루고 마는 것이 아닙니다. 농사를 짓는 농부의 마음으로 그 과정을 밟아 가는 것입니다. 전도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프로세스입니다. 한 번하고 두 번하고 계속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영혼구원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전도에 있어서 회심에만 관심을 갖고 있지 않고 제자훈련에 더 큰 비중을 갖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대부분 결신에만 지나친 관심을 갖고 있지 결신 직후, 이들을 사역으로 이끌어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하여 결신 때에 초신자에게 나타나는 순수와 열정은 그대로 식어버립니다. 그러나 소그룹 모임은 결신 즉시 제자훈련을 통한 번식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셀그룹을 통한 양육입니다.
셋째로 전도를 지식전달에 의존하기보다는 관계를 세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도는 내 안에 있는 예수님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관계를 통해서 예수님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설명이 아닙니다. 설득도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도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능숙하게 설명하고 설득할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도는 결코 설명이 아닙니다. 단지 전도는 관계를 세워가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전통적인 전도패러다임은 우리로 하여금 전도의 무능함과 나태함으로 쉽게 포기하도록 만듭니다. 이제 우리는 생각을 바꾸어야합니다. 패러다임의 전환입니다.
그리고 NCD통계 조사로부터 전도와 번식을 경험하는 건강한 소그룹에는 이를 경험케 하는 4가지 공통된 순환 주기가 있음이 역시 밝혀졌습니다. 4가지 순환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기도하기’입니다. 그들에게는 날마다 불신자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소그룹이 있었습니다. 셀그룹입니다. 멤버들은 기도카드를 만들어 여기에 불신자들 세 명을 기입하여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필요하다면 금식을 하면서까지 영혼을 위해 기도로 불을 지피는 구령의 열정이 있었습니다.
둘째로 ‘관계 세우기’입니다. 무엇보다도 전도하기 위해서는 관계를 세워가는 일입니다. 관계를 세워 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기꺼이 나의 시간을 불신자를 위해 함께 사용할 마음의 헌신이 있어야 합니다. 이때에 이웃과의 관계가 형성됩니다.
셋째로 ‘함께 추수하기’입니다. 불신자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게 되면, 이제 추수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옵니다. 그런데 추수를 혼자만 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만납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셀그룹 멤버가 있고 기도 짝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함께 만나고, 내가 못하는 것은 짝이 해주고, 그리고 멤버가 도와주고, 더 크게는 교회가 협력합니다.
마지막으로 ‘번식하기’입니다. 새 신자로 하여금 불신자를 위해 기도하고, 관계를 맺고, 초대하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셀그룹에서 자신의 신앙을 나누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그래서 전도인이 되게 합니다. 전도하는 것이 새신자의 몸에 재빨리 익혀지지 않으면 그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전도의 열매는 쉽게 사라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즉 불신자가 예수를 믿고 바로 빠른 시간 내에 전도소그룹 리더가 되어서 또 다른 불신자를 위한 기도, 관계, 초대에 참여 할 때만 전도와 번식이 활발하게 일어났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계속 이 시스템이 반복될 때만 회심, 정착, 훈련을 통해서 전도와 번식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지난 8년 만에 70셀그룹에서 24,000셀그룹으로 번식한 콜롬비아 보고타의 MCI 교회가 있습니다. 이 엄청난 전도와 번식의 기적이 어떻게 일어났는가? 실은 아주 단순한 원리가 그 안에 담겨져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 오히려 의아해 할 것입니다. 이 교회는 원리에 충실했습니다. 원리는 이러합니다.
기존 멤버 12명 중 3명이 첫 한 달 동안은 불신자를 위해 집중적으로 기도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1시간을 정하여 불신자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고는 3명이 함께 불신자들을 찾아나갑니다. 이처럼 한 사람이 몇 명의 불신자 리스트를 놓고 기도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것이 전도의 시작입니다.
둘째 달에는 그룹이 불신자와의 관계를 세우기 위해 함께 나갑니다. 예를들어 동네의 과일가게 아주머니를 전도하려고 목표를 삼게 되면, 월요일에는 셀그룹 중에 김 집사님이 사과를 사오고, 화요일은 승희 자매가 사오고, 수요일은 박권사님이 사오고, 목요일에는 철수 형제가 사옵니다. 이렇게 멤버들이 모두 목표 대상이 된 불신자와 관계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셋째 달에는 정식으로 가정 셀모임에 불신자를 초대합니다. 그동안 불신자의 감정 계좌에 많이 예금해 왔기 때문에 불신자가 초대를 거절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전도대상자가 자연스럽게 셀모임에 오게 됩니다. 그런데 웬일인가? 불신자에게는 모여 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 아는 사람이 아닌가? 그에게 이 자리가 하나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나도 반가운 자리입니다.
성도 여러분! 이제 우리도 전도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전도패러다임을 버려야합니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전도대상자를 정하시고 함께 전도하십시오. 작정된 불신자들의 영혼구원을 위해 집중적으로 기도합니다. 전도대상자들과 더불어 관계를 형성시켜 나갑니다. 멤버의 협력을 구합니다. 그리고 셀로 인도하고 교회로 인도 하십시오 그러면 반드시 전도가 성공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은 사도바울을 통하여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내게 화가 있을 것임이로라.”(고전9:16) 아멘.
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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