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학 강의록

예배의 본질적 이해-교수 주태근

주 바나바 2022. 8. 4. 17:48

예배학 강의록(6) : 교수 - 주태근

 

. 예배의 본질적 이해

 

 

. 예배의 정의

 

교회는 예배하는 공동체(worshiping community)로서 그 첫째 되는 사명은 하나님께 정성을 다해 예배드리는 일이다. 예배가 살아있을 때 교회 역시 살아있게 되고, 예배가 생명력을 잃고 타락할 때 교회 또한 타락할 수밖에 없다. 이는 중세 교회와 종교 개혁의 역사가 잘 증명하여 주고 있다. 중세 교회가 타락한 원인은 물론 여러 가지 신학 문제나 교회의 구조 문제들을 들 수 있겠지만, 가장 요한 것은 중세 교회 예배 현장의 타락이었다. 그러므로 종교 개혁가들의 개혁은 예배현장의 개혁을 필연으로 동반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 첫째가 예배에서 잃어버린 말씀을 회복하는 일이었다.

그 외에도 구약 시대의 예레미야나 에스겔과 같은 선지자들의 희생제사 형식에 대한 영적 내재적(內在的) 개혁, 형식에 치우친 유대교 예배에 대한 예수님의 신령과 진정한 예배”(4:24)의 강조, 형식적 예배보다는 하나님의 순수한 말(the pure Word of God)에 의한 예배의 변화를 추구했던 청교도 등은 기독교 예배 역사에 있어서 예배의 본질을 회복하고자 하는 노력들이었다고 하겠다. 오늘의 세계 교회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의 부흥을 이루는 길은 기독교의 본질 측면을 회복하는 것이요, 여기에 따른 중요한 과제의 하나가 바로 배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 예배의 용어들

 

예배를 나타내는 용어들을 몇 가지 살펴보면서 예배의 의미를 알아본다. 먼저 구약에서 나타나고 있는 용어들을 보면, “에바드라는 단어이다. 이 말의 뜻은 봉사또는 섬김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리고 샤하아라는 단어인데, 이 말은 굴복한다.” 또는 자신을 엎드린다.”는 뜻으로 숭배, 순종, 봉사의 종교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다. 이 두 단어가 나타내고 있는 바 그 의미는 곧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그의 뜻을 따르며 섬겨야 할 존재라는 사실과, 경배와 순종의 생활이 예배자들의 삶의 모습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 다음 신약성경에도 예배를 나타내는 여러 가지 단어들이 있는바, 그 첫째는 프로스퀴네인이라는 단어이다. 이 말은 절하다” “굽어 엎드리다” “입맞추다라는 뜻으로서 예배드리는 자의 자세를 말해주고 있다. 그 다음은 라트레이아인데, 그 의미는 종으로서 상전만을 섬겨야 할 신분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래서 이 말은 흔히 service 또는 worship으로 번역이 된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레이투르기아인데, 이 말은 노동(ergon)과 백성(laos)이라는 단어의 합성어이다. 원래 이 단어는 고대 희랍에서 시나 국가의 전체 이익을 위하여 실시하는 공익사업을 뜻하는 단어였다. 그러나 이 말은 예배와 관련하여 그리스도인들이 믿음과 순종으로 하나님께 바치는 봉사의 의미를 나타내는 것으로 사용되었다. 즉 이 단어에 의하면 예배는 하나님을 위하여 인간들이 하는 노동 내지는 봉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후에 이 말은 특별히 기독교의 예전(liturgy)을 나타낼 때 사용하게 되었다. Liturgy는 신앙공동체가 그들의 신앙을 공중 예배를 통하여 표현하는, 근본적으로 외향적인 표현 형식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그 외에 두 개의 단어가 더 있는데, “Gottesdienst”라는 독일어와 “Worship”이라는 영어 단어이다. “Gottesdienst”라는 말속에는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봉사한다는 뜻과 사람이 하나님께 봉사한다는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이 단어 속에는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신 하나님과(2:7) 그러한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섬김을 반영하고 있다. “Worship”이라는 단어는 가치(worth)”라는 말과 신분(ship)”이라는 두 단어의 합성어이다. 그러므로 이 말은 상대방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고, 가치와 존중을 돌린다는 뜻이다. 즉 예배란 하나님께 최상의 가치를 돌리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두 가지의 중요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예배란 먼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행하신 일에 대한 우리들의 봉사 내지는 응답이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종의 형체를 가지시고 이 땅에 내려 오셔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엄청난 일을 이루셨기에, 우리들은 그 분에게 최상의 가치를 돌리면서, 그 사랑과 은혜에 응답하는 것이 바로 예배이다. 그래서 우리는 예배 가운데서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시사 놀라우신 구원의 역사를 이루시고,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 뵈옵고, 그 분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돌려드린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예배 가운데서 우리를 만나주시고, 다시 한 번 우리를 새롭게 변화시켜 주시며,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그러므로 진정한 예배의 현장에서는 하나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그 만남 속에서 감격과 감사가 넘쳐흐르게 되며, 그 결과(예배드린 결과) 우리는 전보다 더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게 되며, 더 기뻐하게 되는 것이다.

 

 

2. 예배의 본질

 

많은 예배학자들이 예배에 대해 정의한 것을 한 마디로 요약해서 표현한다면 그것은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건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라고 할 수 있다. Franklin Segler기독교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 나타난 하나님 자신의 인격적인 계시에 대한 인간들의 인격적인 신앙 안에서의 정성어린 응답이다라고 정의를 내린다. 우리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나신 하나님의 놀라우신 사랑에 대한 정성어린 응답의 행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배의 기본적인 발걸음은 먼저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구세주로 영접하는 믿음의 발걸음이어야 한다. 그래야 그 믿음을 가지고 거룩한 예배의 대열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참여가 감격 어린 응답적인 행위로 변화되고, 예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예배를 드리는 자세로 전환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상과 같이 예배의 깊은 의미가 이해되어질 때, 유명한 장로교 예배 신학자인 Paul Hoon이 예배의 현장을 계시와 응답의 만나는 지점이라고 한 말을 이해하게 된다. 즉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계시해 주신 하나님과 그 하나님 앞에 뜨겁게 응답하는 대화의 현장이 바로 예배라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기독교 예배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보여주신 하나님의 계시와 그에 대한 인간의 응답또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인간의 영을 향한 하나님의 역사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께 응답하는 인간의 행위이다. 즉 그는 기독교 예배를 하나님의 계시인간의 응답이라는 두 가지의 중심개념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

루터교 신학자 Peter Brunner 역시 예배란 우리 주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는 것으로서, 우리는 기도와 찬송으로 그분에게 응답하는 것이며, 그 외에 다른 것은 행해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은 성령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순종의 태도로서의 기도와 찬양을 통하여 하나님께 감사함으로써 그 분의 역사하심에 올바로 응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주장하기를 예배는 자신을 우리에게 내어 주고, 자신의 은사에 우리가 응답하게끔 하는 하나님의 사역에 그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 다음에 Evelyn Underhill은 성공회의 전통에 근거하여 예배는 그것이 어떤 수준과 형태를 취하고 있던지 간에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피조물의 응답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기독교 예배는 다른 예배들과는 달리 분명한 계시에 대한 분명한 응답을 포함한 초자연적인 행동이며, 초자연적인 삶이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우리가 지금까지의 여러 전통의 예배학자들의 정의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예배에서 두 가지의 중심적인 내용을 발견하게 된다. 먼저 세상에서부터 예배로 부름 받은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을 만나고, 그 분께 응답하고자 함께 모이게 된다. 즉 기독교 예배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그 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 이것이 바로 예배의 첫 번째 중요한 요소이다. 그 다음에 기독교 예배란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자신을 보여주신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다. 즉 앞선 모든 예배의 정의를 보면 인간 편에서의 응답 또는 만남이라는 단어가 아주 중요한 두 번째 요소임을 알게 된다. 즉 예배란 계시와 응답이 만나는 현장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배의 본질적인 정의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보로 한 하나님과 예배자와의 교제 또는 만남”,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계시해 주신 하나님과 그 하나님 앞에 뜨겁게 응답하는 만남의 현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개혁교회 예배학자인 John Burkhart예배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하셨고, 하시고 계시며, 또 앞으로 하실 것에 대한 축제적 응답이다”(Worship is the celebrative response to what God has done, is doing, and promises to do)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장신대의 정장복 교수도 예배란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와 수많은 은총에 감격하여 그 하나님을 경외하고 찬양하며, 감사하며 봉헌하려는 피조물의 응답적인 행위라고 정리한다. 그러므로 예배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계시해 주신 하나님과 그 하나님 앞에 뜨겁게 응답하는 만남의 현장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즉 예배란 언제나 우리를 인도하시고, 찾아주시며,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놀라우신 사랑과 은혜에 응답하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