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 설교원고

가르침의 사역(마4:12-22)-목사 주태근

주 바나바 2022. 8. 19. 10:59

가르침의 사역(4:12-22)

 

 

목사 주태근

 

어느 날 6살짜리 아이 영호가 아빠와 함께 대중목욕탕에 들어갔습니다. 어린아이는 목욕탕에 앉아 대야에 발을 담그며 한참 재미있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물이 담긴 대야를 들고 아빠에게 다가갑니다.

 

"아빠, 내가 물 떠왔어. 이걸로 세수해" "영호야, 발 담근 물로는 세수하는 거 아냐!" "?" "발 담근 물은 더러우니까 그렇지" ", 더러운 물이야? 발을 담근 물이니까?"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야에 있던 물을 바닥으로 쏟아버렸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아이는 아빠를 한참 동안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았습니다. 아빠가 너무 이상했습니다. 아빠는 여러 사람들이 발을 담그고 있는 큰 탕 속에 앉아서 그 물로 얼굴의 땀을 씻어내고 있었습니다.

 

요즘 소위 기러기 아빠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원래 기러기는 암컷을 잃어도 혼자 새끼를 키우는 습성이 있어서, 가족학이나 복지학에서는 혼자서 애를 키우는 아버지를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어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듣게 되는 기러기 아빠는 그 뜻이 조금 다릅니다.

 

아내를 딸려서 자녀들을 유학 보내고 홀로 자취 생활하는 외기러기 아빠를 말합니다. 외기러기 가족 현상은 90년대부터 시작된 조기 유학 열풍이 빚어낸 신종 이산가족 현상입니다.

 

한국적 교육 현실에 답답함을 느끼는 부모들이 조기 유학을 보냈더니 갖가지 문제가 생기자 아예 엄마까지도 유학대열에 합류해서 생겨난 현상입니다. 이런 심각한 사항을 지난 9일 워싱톤 포스트에 대형기사로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워싱톤 포스트에 따르면 2002년도 유학을 위해미국에 온 조기 유학생이 무려 10,000명 이상에 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기러기 아빠들은 자녀들 교육비, 가족들 생활비를 대느라 등골이 휩니다. 나이 들어 자취생활하며 그 불편함과 그 외로움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오직 자식 하나 교육 잘 시키려고 저들이 보여주는 희생은 가히 눈물겹습니다. 아마도 우리 한국 사람들처럼 자녀교육에 헌신적인 민족은 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자녀교육에 쏟는 열정과 헌신에 비해 열매가 시원치 않다는 점입니다.

 

과외다 학원이다 사교육비를 쏟아 붓고 안 되면 조기유학까지 보내려고 몸부림을 쳐 보지만 결과가 썩 좋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땅에 부모들은 이 자녀교육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3대 사역 중에 하나가 가르침의 사역입니다. 교육사역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예수님은 갈릴리 지방을 두루 다니시면서 가르치는 사역을 하셨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마태 마가 누가 즉 공관복음서 기자들은 동일하게 예수님의 교육활동을 회당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것은 예수님은 회당에서 유대인의 풍속과 습관대로 성경을 가르치셨습니다.

 

예수님이 회당에 들어가셔서 말씀을 가르치신 것은 회당은 그 당시 민중학교로서 유대인들에게는 중요한 교육기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회당에는 진지한 종교적인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었고, 그들에게 말할 수 있는 길이 거기에만 개방되었기 때문입니다.

 

성경학자 바클레이는 "예수님은 복음서 전체에서 가르치는 사역을 하셨음을 말하며 예수님의 계시는 곳에는 언제나 가르치는 활동이 전개되었고 심지어는 걸어가면서도 가르쳤다"고 예수님의 교사의 활동을 강조했습니다.

 

예수님은 어느 곳이나 사람들이 모이면 가르치셨습니다. 산에서 들에서 강가에서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셨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교훈이 마태복음 5장에 나와 있는 산상수훈입니다. 교회는 가르침의 사역을 중요시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역사에 삼국시대가 교육의 소중함을 말해줍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 3국 중에 신라가 가장 늦게 시작하였고 가장 약한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였습니다. 그 이유를 나라 안의 청소년들의 기상을 높였던 화랑도(花郞徒)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 한 가정에서도 부모가 무식하고 가난하여도 자녀를 바르게 기르면 온 집안이 일어서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한 나라의 장래도 자라는 청소년들이 어떤 생각, 어떤 뜻을 품고 자라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 나라의 청소년들이 바른 생각으로 길러지지 못하고 바르고 큰 뜻을 품고 자라지 못하고 있는 점이 이 나라의 장래를 어둡게 하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교회의 역할 중요합니다.

 

비록 이 나라의 가족교육이 바르지 못하고 학교교육이 제 구실을 못하고 사회 환경이 청소년들에게 이롭지 못할지라도 교회가 그들을 바르게 이끌어 준다면, 그것으로 한국교회는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그래서 이만큼 성공하게 된 이유들 중의 하나가 선교초기부터 교회학교 교육을 철저히 하였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학교교육이나 사회교육이 제구실을 못하였을 때였기에 교회교육이 돋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주일이면 교회학교로 모여들 수 있었고, 여름성경학교가 열리면 온 마을 어린이들의 잔치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주일이면 교회가 아니더라도 어린이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는 곳들이 지천으로 널려있습니다. 우리들의 자녀들이 즐길 수 있는 세상문화가 교회 밖으로 그들을 유인합니다. 문화의 영향력이 대단한 시대입니다. 교회교육이 가장 어려운 시기가 오늘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교육보다 위대한 생명력을 지닌 신앙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대 민족은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환란과 핍박을 받은 민족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를 보면 잔인할 정도로 수많은 역경에 시달려 왔습니다. 나라 없는 민족으로 2000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져 살았던 민족입니다. 세계 제2차대전 때에는 히틀러에 의해 600만 명이 학살당했던 민족입니다.

 

나라 없는 서러움과 수많은 환란과 비극적인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끈질기게 버티면서 그들의 자녀들을 훌륭하게 길러내어 지금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인물들을 정치, 경제, 문화 각 방면에 배출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힘이 이스라엘 민족을 이렇게 놀라운 민족으로 만들었을까? 어느 역사가는 이스라엘 민족의 핏줄 속에는 다른 민족이 도저히 모방할 수 없는 하나의 무서운 정열이 흐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민족사에 나타난 이 정열을 두 개의 수레바퀴로 비유했는데, 한 수레바퀴는 교육이고, 다른 하나의 수레바퀴는 신앙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앙과 교육의 정열이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를 만들었다는 평가입니다.

 

1999420일 미국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사탄 추종자학생들이 동료 학생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15명의 희생자를 내었습니다. 그 희생자 중에 캐시 버널이라는 여학생의 이야기가 책으로 발간되고, 미국 교회는 캐시 버널을 20세기의 순교자로 불렀습니다. 

 

She Said yes? 라는 캐시버널에 대한 책에 이러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캐시버널의 어머니는 아이를 같지 못하다가 아이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얻은 캐시를 누구보다 더 귀하고 아름답게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캐시가 사춘기가 되면서 무서운 사탄 추종자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무거운 쇠사슬을 목에 걸고, 매일 저녁 흉악한 그림을 그리고, 사탄이 좋아하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날카로운 핀과 칼로 자해해서 온몸에 상처투성입니다. 부모는 사탄을 추종하는 친구들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해 딸을 기독교학교로 전학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사탄을 추종하는 캐시의 친구들이 캐시의 집에 찾아와 창문에 깡통을 던지고, 계란을 던지며 왜 캐시를 만나게 해주지 않느냐고 소란을 피웠습니다. 그럴수록 부모는 캐시를 하나님께 맡기는 수밖에 없다. 이제는 내 뜻대로 아이를 키울 수 없다. 하나님께 맡기는 수밖에 없다 라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부모는 어릴 때 다녔던 교회에 이 아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해 여름에 수련회가 있었는데, 그 여름 수련회를 통하여 놀라운 일이 딸에게 일어났습니다. 캐시가 거듭났습니다. 울면서 모든 죄를 회개했습니다.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학생회에 좋은 선생님과 함께 성경공부를 했습니다. 캐시는 거듭난 후, 기독교 학교에서 일반 학교로 옮기기를 원했습니다. 

 

캐시가 일반학교로 옮기려고 한 이유는 그곳에 많은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입학한 학교가 콜럼바인 고등학교였습니다. 1999420일이었습니다. 캐시 버널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사탄 숭배자들인 학생들이 총을 들고 뛰어 들어왔습니다.

 

여러 명의 친구들이 총에 맞아 피를 흘리고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캐시 버널은 조용히 도서실 책상에 앉아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기도를 하는 캐시 버널을 보자마자 사탄 추종자 학생들은 그녀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들게 하더니 총을 겨누면서 너는 하나님을 믿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이때 캐시 버널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담대하게 Yes. 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때 사탄 추종자들은 왜? 믿느냐? 이 한마디를 남기고 그녀의 머리에 사정없이 총을 난사했습니다.

 

미국교회는 바로 이 장면을 미국 교회 20세기 마지막 순교자가 피를 흘리는 장면이었다고 발표했으며, 캐시가 말했던 'yes'라는 한말은 위대한 신앙고백이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날 아침 캐시가 친구에게 보낸 쪽지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었습니다. “나는 오로지 하나님을 위해서 살고 싶어. 이건 진심이야. 물론 힘들고 두렵겠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방황하던 사탄 숭배자였던 캐시가 변화되어서 순교자의 제물로 하나님 앞에 드려졌다는 영광 때문에 그녀의 어머니는 캐시 버널의 글을 담아 'She Said, Yes, 그녀는 예스라고 대답 했습니다'라는 책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사탄을 숭배하며 사탄의 노래를 부르면서 몸을 자해하고 반항하는 캐시 버널의 삶을 이렇게 송두리째 변화시킨 것은 학교 교육이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의 충고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신앙회복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정치가 바로 되어 있고 선진국이며 신사의 나라가 바로 영국입니다. 그런데 영국은 원래 신사의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역사가들에 의하면 영국은 원래 바이킹, 즉 해적이었습니다.

북 게르만족이라고 하는데 A.D. 810세기에 노르웨이, 덴마크, 영국의 템즈 강 지역을 점령했고, 앵글로색슨족과 함께 영국을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이 바이킹들이 머리가 대단히 우수했습니다.

 

그들은 훌륭한 후손을 키우기 위해 고민하다 훌륭한 어머니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도덕적으로나 교육적으로 훌륭한 그리스도인 여성들을 도둑질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스도인 여성들은 억지로 끌려와서 해적들의 아내가 되었지만 자녀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훌륭하게 양육시켰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해적이었지만 어머니의 훌륭한 교육으로 영국은 세계를 움직이는 나라가 된 것입니다.

 

오늘은 졸업생 축하예배입니다. 누군가가 졸업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마침표'라고 했습니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그래서 미국 사람들은 졸업식을 'commencement'라고 부릅니다.

 

'Commencement''시작' 혹은 '출발'의 뜻을 가지므로 졸업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는 여러분들은 뒤에 있는 것은 다 잊어버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여러분들이 경험할 새로운 세계에 대해서 큰 꿈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꿈 한가운데 여러분들은 하나님께서 직접 뽑아주신 '하나님의 자녀''하나님의 사람'인 것을 항상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사람에 합당한 아름답고 귀한 삶을 살아가야만 합니다.

 

가르침을 받은 자답게 또 다른 자들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스승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배운 대로 사는 것이 소중합니다. 무엇보다도 신앙의 힘을 키워서 교육받은 인간답게 예수님처럼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군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