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서 설교원고

어두운 밤에도(출1:8-22) 목사 주태근

주 바나바 2022. 8. 26. 10:55

어두운 밤에도/출1:8-22


목사 주태근

"발로 쓴 내 인생의 악보" 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태어날 때부터 두 손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쪽 발이 짧았고 제대로 쓸 수 있는 발은 하나 밖에는 없습니다.

그는 이렇게 1968년 스웨덴에서 심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주님과 함께 그의 인생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탄식의 노래, 실망의 노래를 부를 충분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가 부른 노래는 절망의 노래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제대로 쓸 수 있는 한쪽 발로 십자수도 놓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수영도 합니다. 장애인 올림픽에 가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운전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쪽 발로 피아노도 칩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교회에서는 그 발로 지휘까지 합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청아한 목소리를 가지고 노래를 하는데 수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줍니다.


그래서 세계 언론들은 그를 일컬어 천상의 노래라고 극찬합니다.

오래 전에 우리 한국에 와서도 공연을 했는데 많은 사람을 감동시켰습니다.

그는 사는 방법이 남들과 조금 다를 뿐 결코 자기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장애를 장애로 가지지 않는 그의 마음, 그는 인생을 새롭게 살 수 있는 귀중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고백을 합니다. “자신의 장애가 믿음과 함께 결합될 때 오늘의 자기가 있게 되었다”고 고백을 했습니다.

그는 인생의 가장 깊은 밤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믿음을 의지하여 남은 한 발로 가장 귀한 노래를 부르며 낮과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어느 날 밤 강물에 나룻배를 띄우고 작은 촛불 앞에 앉아 멋진 시를 써 보고자 했습니다.

도무지 시상이 떠오르지 않아 철학자 크로체의 미학에 관한 글을 읽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지나는 강변의 소슬 바람에 촛불이 그만 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시상은 사라지고 촛불마저 꺼져버리자 순간 짜증이 일었습니다.

짜증도 잠깐 갑자기 나룻배안으로 달빛이 춤추며 흘러들어왔습니다.

보름 달빛이 나룻배안을 가득 채웠고 달빛에 반짝이며 춤추는 강물이 두 눈에 한 가득 채워졌습니다.

놀랍고 신성한 경험이었습니다.
사라졌던 시상이 쏟아져 터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아! 아름다움이 온통 나를 둘러싸고 있구나. 진정 아름다움은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가득한 것을. 내 촛불이 꺼지자 나는 모든 것을 잃은 줄 알았는데 황홀한 달빛이 나를 반겨주는구나!”


촛불이 꺼지면 안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새로운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인생의 촛불이 꺼지는 밤에 하늘의 빛이 임하는 은총의 체험입니다.

어두운 밤에도 달빛의 은총을 체험하듯 인생의 밤에도 밝은 빛의 축복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본문에 소개하는 이스라엘 민족은 역사의 어두운 밤 가운데 놓여 있습니다. 길도 보이지 않고, 끝도 보이지 않는 시간을 400년이나 걸어 왔습니다.

그렇게 긴 기다림 가운데, 살다가 간 많은 사람들은 절망을 안고 죽어 갔습니다. 이제는 자포자기 하면서 살아야 하는 시간입니다.


400년의 긴 시간이 지났으니 조그만 희망의 촛불마저도 꺼져 버린 암담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암담함의 시간들 속에서도 놀라운 하나님의 은총을 체험합니다.

그것은 바로 이스라엘을 번성케 하시는 축복입니다. 지난 400년 동안 세상은 참으로 많이 변했습니다.


제31왕조를 가지고 있는 이집트의 역사를 볼 때 요셉이 총리가 되었을 때는 제11왕조 아멘호텝 1세였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 때가 바로 B. C. 1897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후 셈족 계통인 힉소스 왕조가 B. C. 1700년경에 이집트를 정복하고 다스리다가 B. C. 1580년 아모세 1세가 이끄는 이집트 군사들에게 멸망당합니다.


이 때부터 이스라엘 민족이 핍박을 당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본문 1장 7절에 보면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 온 땅에 가득하였다고 기록하였습니다.

또한 그들은 심히 강한 민족으로 이집트에서 자리를 잡고 잘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이집트를 다스리게 되자 이스라엘 민족을 핍박하기 시작하였는데 새로운 왕은 역사적으로 볼 때 투트모세 1세로 볼 수 있습니다.


출애굽 연대를 B. C. 1446년으로 보면 모세가 출생한 연대는 80년 전인 B. C. 1520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모세가 태어날 때 왕은 투트모세 1세 시대입니다.

힉소스 왕조까지 고센 땅에서 편하게 지내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모세 1세에 의해 힉소스 왕조가 무너지고 그의 손자 투트모세 1세가 왕권을 잡으면서 본격적으로 이스라엘 핍박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번성하자 이집트 바로 왕은 지혜를 짜내어 한 가지 정책을 실행하였습니다.

곧 노예 제도를 만들어 이스라엘 민족을 노예화 시켜 버리도록 하는 정책입니다. 그리고 백성들에게 수도 라암셋을 건축하게 하면서 학대를 하였지만 이스라엘 백성의 번성은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스라엘 역사의 밤에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위하여 일하시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고난이란 누구에게나 괴로운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힘든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번성의 축복을 받으며 잘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개구리 세 마리가 우유 통에 빠졌습니다. 첫 번째 개구리는 이것이 운명이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체념한 채 가만히 눈을 감고 죽어갔습니다.

두 번째 개구리는 그 깊은 우유 통을 빠져 나올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고 한숨만 푹푹 내쉬다가 죽어갔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개구리는 우유 통에 빠진 현실을 직시하고 그러나 이대로는 죽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계속 헤엄을 쳤습니다.

한참 후 뒷다리에 무언가 단단한 것이 닿았습니다. 개구리가 계속 헤엄치는 동안 우유가 굳어져서 버터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결국 그 개구리는 그 통에서 벗어나 다시 살게 되었습니다.


운동선수가 1등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은 힘든 훈련 과정을 잘 이기고 극복하였기 때문입니다.

온실에서 곱게 자란 나무는 밖으로 나오면 오래 가지 못하고 죽고 맙니다. 그러나 산 위에서 비바람과 뜨거운 태양을 맞으며 자란 나무는 쉽게 죽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이 없었다면 예수님의 부활은 영광스럽지 아니했을 것입니다. 고난은 영광의 신호입니다.


본문은 말합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가혹한 노동과 착취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계속 번성해지자 바로 왕은 탄압의 강도를 더하여 무서운 계획을 세웁니다.

히브리 여인들이 아이를 낳으면 여자는 살리고 남자는 죽이라는 끔찍스러운 살인 명령을 히브리 산파인 십브라와 부아라는 자에게 지시했습니다.


두 산파는 모든 산파들을 감독하는 자들입니다. 이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아름다운 신앙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을 통해 이스라엘 민족이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하나님은 섭리하십니다.

그러나 바로 왕은 더욱 포기하지 않고 강도 높은 핍박을 합니다.


히브리인 남자 아이를 나일 강에 던지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바로가 어떤 방법을 다 사용한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구속의 손길은 막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지키시기 위해 산파인 십브라와 부아를 사용하십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들입니다. 십브라와 부아가 이집트 왕의 명령을 거부하고 히브리 남자들을 살려 주었습니다.

본문 20절에 보면 "그 산파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고 기록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자는 하나님을 두려워하게 되어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하나님에게 은혜를 입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하나님의 은혜는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게 되고 하나님의 존재 앞에 두려워 떨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1974년 미국에서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책은 "생존"(Alive)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너무나 인기가 있어서 후에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영화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1972년 10월 13일 전세 비행기 한 대가 우루과이 몬테비데오를 떠났습니다. 비행기는 페어 차일드 F-227기로 조그만 비행기였습니다.

칠레로 떠나다가 칠레 산티에고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악천후로 안데스 산맥 속에 불시착하고 말았습니다.

양쪽 날개와 꼬리가 산봉우리에 부딪쳤습니다.
그래서 날아가 버렸습니다. 다행히 동체가 그대로 있어서 눈 덮인 산허리에 가까스로 착륙하였습니다.

이 비행기에 탄 탑승자는 45명입니다. 아마추어 럭비 선수들 15명, 이들을 응원하기 위하여 동승한 25명의 친구들, 그리고 승무원 5명이었습니다.


몇 명은 비행기가 불시착할 때 충격으로 즉사하였습니다. 그리고 몇 몇은 심한 중상으로 신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구조대는 오지 않았습니다. 정부조차 10일간 구조 활동을 하다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깊은 산 속에서 일어난 사고이고 작은 비행기가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년설이 뒤덮인 안데스 산맥은 너무 깊어서 전문적인 산악인들도 들어가기를 꺼렸습니다.

이제 살 수 있는 길은 단 하나 스스로 생존을 유지하여야 했습니다. 비상식량도 없었던 비행기입니다. 그들은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67일 동안 갖은 고통을 당하다가 구출된 사람은 16명이었습니다. 16명이 67일간 살 수 있었던 것은 죽은 동료들의 살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상당하여 여러 날 고생하다가 죽은 니코리치 군은 아버지에게 이런 편지를 써놓고 죽었습니다.


"아버지도 전혀 믿기 어려운 사건이 이 곳에서 벌어졌습니다. 죽은 친구의 살을 도려내는 일입니다. 이외에는 살 수 있는 다른 길이 없었습니다. 저도 이제 오래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내가 죽은 뒤에 내 살을 친구들이 먹고 살기를 원합니다."

생존자 호세는 후에 이렇게 고백하였습니다.

"저는 학창시절 교회에 주일 예배를 결석한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부모님이나 동네 사람들이나 교회 모든 분들이 나를 착실하다고 칭찬하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 죽음의 산 위에서 새로운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동안 교회에는 다녔으나 하나님의 집에는 살지 못 하였음을 알았습니다. 교회에는 결석하지 않았으나 믿음이 없었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눈 덮인 산에서 죽음과 67일을 싸우면서 비로소 하나님의 집으로 돌아 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에서 수없이 성만찬을 먹고 마셨습니다. 그러나 기계적으로 의식적으로 행한 것뿐이었습니다. 내 가슴에 진정으로 와 닿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산 위에서 죽은 친구의 살 조각을 손에 들었을 때 그것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사랑이 무엇이며 십자가가 무엇임을 실감하였습니다. 죽어가며 자기 살이 친구들의 양식이 될 것을 알면서 그것이 오히려 기뻐서 친구들은 이렇게 유언하였습니다.

"내가 죽거든 즉시 내 살을 도려내어 먹고 끝까지 살아서 돌아가거라"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몸을 먹으라고 유언을 하면서 사랑으로 죽었던 그들 덕분에 몇 명의 생존자가 생겼고 그들은 그 후 열심히 선교하여 천국을 확장시키는 뜨거운 전도자들이 된 것입니다.

모세 시대의 산파들이 바로 이렇게 생명을 건 믿음의 소유자들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역사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왕의 핍박 속에서 이스라엘 민족은 출애굽 때가 가까웠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해 뜨기 전 새벽녘이 가장 어둡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삶 속에 힘들고 지친 고난의 시간이 계속될 때 낙심만 하고 있지 말고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세상은 갈수록 더욱 어두워질 것입니다. 믿음 생활하기가 더 힘들 것입니다. 핍박과 환난이 더 심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400년 지난 후 이집트에서 종살이 하던 이스라엘 민족에게 출애굽의 기쁨이 찾아온 것처럼 하나님의 정한 때가 되면 우리는 밝은 그날을 분명코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어두운 밤에도 하나님은 일하십니다. 역사의 캄캄한 밤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시고 계십니다.

성경은 말씀하십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망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하여 하는고 너는 하나님을 바라라 나는 내 얼굴을 도우시는 내 하나님을 오히려 찬송하리로다.”(시43:5)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