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일군(출18:21-27)
목사 주태근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축구해설 용어로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하나있다면 ‘조직력’입니다. 축구에서의 조직력은 팀워크와 주도권 그리고 패스성공률이 뛰어난 팀을 말합니다. 프랑스는 아트사커로 선수 간에 서로 패스를 하면서 천천히 수비와 미드를 무너뜨리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 갑니다.독일도 발라크 같은 선수가 패스의 중심이 되면서 상대방의 수비를 여지없이 무너뜨립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선수간의 패스와 팀워크 그리고 주도권 세 가지가 잘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조직력을 갖추었다고 말하게 됩니다. 축구에서 개인기 도 필수이지만 조직력은 강한 축구의 대명사입니다.
우리 사회에 아주 흔하게 쓰이는 용어 중 하나가 ‘시스템’이란 말입니다. 시스템이란 “두 개 이상의 객체가 연합하여 객체 상호간의 논리적 연관성을 가지고 특정 목적을 수행하는 유기체”라는 의미입니다. 조직이 건강한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유기적 체제가 되어야합니다.
자동차는 3만 여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부속품들을 일렬로 나열해 놓으면 시스템이 탄생되지 않습니다. 이들을 논리적 연과 성을 갖도록 연결시켜 놓으면 자동차라는 시스템이 탄생됩니다. 시스템으로 자동차가 내는 힘은 엄청난 괴력입니다. 시스템 에너지를 일컬어 시너지라고 말합니다. 시너지효과입니다. 시너지효과란 “하나의 기능이 다중으로 이용될 때 생성되는 상승효과”를 말합니다.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라는 원리를 떠나서, 하나 더하기 하나가 셋도 되고, 넷도 되고, 백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전체적 효과에 기여하는 각 기능의 공동 작용, 협동 작용입니다.
한 사람의 능력에 또 한 사람의 능력이 가해질 때 두 사람의 능력 효과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상승효과를 가져오는 경우입니다. 어떤 마을의 동쪽과 서쪽에 신발가게가 하나씩 있었습니다. 하루에 평균 열 켤레 이상씩 팔리는 상점들입니다. 이렇게 분산돼 있던 신발가게를 한 곳에 모았더니 상점마다 하루에 백 켤레 이상씩 팔렸습니다.
흩어져 있던 것을 단지 한 군데 모았을 뿐인데 열 배의 효과가 나타 난 것입니다. 이 이해할 수 없는 힘을 시너지효과라고 부릅니다. 떨어져 있을 때에는 낱개 가게들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가게를 모아 놓았더니 시장이라는 시스템이 탄생했습니다. 시너지효과는 바로 그 시장이라는 시스템이 내는 효과입니다. 그런데 매우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거의 모든 조직에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시스템으로 일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때웁니다.
개인과 개인, 조직과 조직 간에 만리장성을 쌓고 콩가루 식으로 일을 합니다. 그래서 콩가루효과만 나타납니다. 땀으로 일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현대는 시스템으로 일하는 시대입니다. "시키는 일"만 하는 조직은 생존하지 못합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갖는 조직만이 생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큰 자산은 공장 설비가 아니라 조직과 인력이 갖고 있는 핵심역량입니다.
현대는 오늘의 능력이 어제의 능력보다 향상돼야 경쟁력을 갖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명령으로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만 길러집니다. 성경에 나오는 모세는 실력 있는 강력한 지도자였습니다. 이집트에서 바로 왕과 싸워 대 승리를 거두고 200만이 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광야를 지나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해 전진하고 있었습니다.
광야를 지나는 동안 내부적으로 백성들에게 많은 문제들이 생겼습니다. 광야 시대는 무정부 상태에서 법도 없고 율법도 없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도덕적인 문제로, 어떤 사람은 윤리적인 문제로, 사람들 속에서 별의 별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백성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 받기 위하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줄을 서서 모세에게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찾아왔습니다.
모세는 혼자서 백성들의 상담역을 감당했습니다. 부부 싸움하다가 이혼의 문제를 가져온 사람, 이웃과 다투어 억울하다고 찾아온 사람, 남의 소를 훔쳤다고 고발하는 사람, 등등 모세는 하루 종일 백성들을 재판하고 화해시키고, 판결도 내리며 상담을 했습니다. 모세는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백성들을 재판하고 상담하느라고 지치게 되었습니다.
이때 모세의 장인이었던 이드로가 모세를 찾아와서 충고를 합니다. "어쩌자고 혼자서 그 많은 백성들의 일을 도맡아서 하는가? 그렇게 하면 자네도 지치고, 백성들도 지치네. 백성들 가운데 뛰어난 지도자들을 선택해서 그들에게 직분을 주어 일을 나누어 함께 일하도록 하게"라고 충고했습니다. 직분을 나누어 함께 일하라는 시스템경영원리입니다.
서커스 공연을 보면 한 사람이 약 20 여개의 접시를 막대가 잔뜩 달린 판위에 놓고 돌립니다. 한 접시가 시들시들 하면 얼른 달려가 돌려서 회전력을 주고, 다시 다른 쪽 접시가 힘을 잃고 떨어지려 하면 얼른 달려가 돌려야 하는 모습을 봅니다. 한 사람의 힘으로 접시를 여러 개 돌리는 묘기입니다.
모세는 지금까지 '접시돌리기 식'의 운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시켰습니다. 모세는 개인기가 뛰어난 인물입니다. 그러나 조직력을 갖추지 못하여 땀만 흘릴 뿐 운영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장인 이드로의 권고는 조직력의 필요성입니다. 시스템의 운영으로 인한 시너지효과입니다. 교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신약성서에도 이런 조직의 활용이 나오고 있습니다. 성도의 수가 증가됨에 따라 헬라 파 유대인과 히브리 파 유대인간의 갈등이 생겼습니다. 사도들은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해갑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일곱 일꾼들을 선택하여 사도들의 직임을 분담한 일입니다.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듣는 사람 일곱을 택하여 구제하는 일들을 맡깁니다. 그래서 교회는 순식간에 위기를 극복합니다. 처음에 성도들이 적을 때에는 열두 사도가 직접 모든 것을 감당했으나 성도가 많아지고 문제들이 크고 복잡해지자 일꾼들을 뽑아 짐을 나누어집니다. 시스템의 운영입니다. 갈라디아 교회는 크게 부흥하고 있었던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부흥에 비하여 성도들이 효과적으로 일하는데 미숙했습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편지하여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고 권면합니다. 여기서 짐이란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법이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 몸과 같이 사랑하는 일입니다. 교회의 봉사와 선교분야입니다. 이 일은 혼자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그리스도의 법을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함께 더불어 해야 이룰 수 있는 일입니다. 세상일도 '독불장군이 없다'고 말합니다.
하물며 주의 몸 된 교회의 일을 혼자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시스템을 이루기 위해 함께 일하는 인물을 세우는 일의 중요성입니다. 조직을 움직이려면 함께 움직이는 능력 있는 책임자를 세워야합니다. 지도력을 분배하여 효과 있는 시너지 체제를 만들어야합니다.
모세의 장인 이드로는 모세와 함께 일할 백성의 지도자를 선택할 때 그 조건으로 ‘재덕이 겸전한 자’여야만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재덕이 겸전한 자’란 원어에서는 ‘힘 있는 자, 능력 있는 자, 현숙한 자, 어진 자’를 의미합니다. 백성의 지도자는 재능과 덕을 겸비한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재능만 있고 덕이 없으면 안 되고, 덕이 있어도 재능이 없으면 안 됩니다. 덕이란 선하고 훌륭한 인격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재덕이 겸비한 지도자란 남을 지도할 수 있는 능력과 인격을 소유한 사람을 말합니다. 재덕을 겸전하지 못한 지도자들로 인하여 교회는 세상의 비난거리가 됩니다.
나라와 정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교회는 영적단체입니다. 영적지도력이 있어야합니다. 영적지도력은 세상적인 지도력이 아닙니다. 바로 하나님의 역사에 능히 참여할 선한 일군을 말합니다. 이드로는 그 같은 선한 일꾼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즉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 무망하며, 불의한 이를 미워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 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입니다. 교회의 일군은 믿음이 구비되어야합니다. 믿음은 최고의 영성입니다. 초대교회 일곱집사의 선택기준에서 성령과 지혜 그리고 믿음이 충만한 사람입니다. 일군이 되는 자격이 어떤 세상의 경제력이나 사회적인 지위, 학벌, 물질의 능력 등이 아니었습니다. 영적으로 구비된 영적지도력입니다.
J. 오스왈드 샌더스는 그의 책 「영적 지도력」(Spiritual Leadership)에서 지도력이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나아가 영적 지도력이란 타고난 자연적인 것과 영적 자질의 융합으로 되어 있으며, 영적 지도자는 자신의 인격만으로 다른 이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고 성령의 비췸을 받고 성령께 사로잡힌, 성령의 능력을 받은 인격으로 더 큰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신앙인의 세월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리더십을 발휘하는 일군을 세울 때 나름대로 자격을 제시하게 됩니다. 장로가 되는 자격은 만 40세 이상으로 세례 받은 후 7년 이상의 세월이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상당한 식견과 통솔의 능력을 요청합니다. 상당한 식견과 통솔의 능력은 바로 영적리더십입니다.
장인 이드로는 또 한 가지 자격요소를 제시합니다. 진실 무망한 자 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실무망이란 원어에서 ‘진실하다 성실하다 확실하다 믿을만 하다’는 의미입니다. 지도자는 진실하고 성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진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데서 갖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신실하시고 거짓이 없으시며 완전무결하신 주님이십니다. 진실무망한 사람이라야 계속적으로 백성의 신망을 얻고 평화롭고 공의롭고 참된 사회를 건설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진실을 잃어버릴 때 하나님께 버림당하게 되고 백성의 신망을 잃게 되고 사회는 혼란하게 됩니다. 교회일군의 도덕성과 투명함을 말합니다. 영적지도자가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게 됩니다. 신도들에게 덕이 되지 못합니다.
교회의 일군은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교회에서 모범이 되어야합니다. 그러므로 교회헌법에 집사가 되는 자격을 이렇게 말합니다. ‘교우들의 신임을 받고 진실한 신앙과 지혜의 분별력이 있어서 디모데전서 3장8절-9절에 해당한 자’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실은 지도력의 생명입니다.
그리고 이드로는 교회의 일군이 되는 지도자의 조건을 ‘불의한 利를 미워하는 자’ 라고 말합니다. ‘불의한 利를 미워하는 자’란 ‘부당하게 취한 소득이나 불법적인 재물을 결단코 용납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에 대해 혐오하고 멀리하는 자’를 의미합니다.
재물을 탐하고 백성의 피를 빨아 자기 치부에 힘쓰며, 뇌물을 받기 좋아하는 자는 결코 현명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릴 수가 없는 법입니다. 그래서 출 23:8에 “너는 뇌물을 받지 말라. 뇌물은 받은 자의 눈을 어둡게 하고 의로운 자의 말을 굽게 하느니라.”라고 말했습니다.
불의한 이를 미워하는 깨끗한 양심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데서 갖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날 한나라의 양진이라는 높은 관리에게 어떤 사람이 뇌물을 갖고 와서 보는 사람이 없으니 받으라고 할 때 "왜 보는 사람이 없는가 하늘이 알고 내가 알고 자네가 알지 않느냐" 라고 사절했다는 것입니다. 욕심을 버리는 지도자가 교회의 일을 바로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이런 풍자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천국 문에 서서 천국으로 들어오는 셀 수 없을 정도의 무리를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한참 후에서야 비로소 저 멀리서 목사 한 사람이 오는 것을 보시고 예수님은 너무너무 기뻐서 팔을 벌리고 쫓아 나가서 반가와 하시면서 목을 끌어안고 어쩔 줄 몰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성도들이 예수님께 불평을 하였습니다. "주님, 너무하십니다. 세상에서 목사와 평신도를 구별하시더니 아니 천국에 와서도 그렇게 구별하십니까?" 그때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퍽 미안해하시면서 "얘들아, 참 미안하다. 그런데 내 마음을 좀 이해하여 다오.
사실 내가 지금까지 천당에 오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 평신도들은 많이 보았지만 목사는 하나도 만나지 못했다가 지금 이 사람이 처음이야. 그러니 내가 얼마나 반갑겠니?" 그렇게 말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즐기면서 제일 많이 하시는 분들이 한국교회 장로님들입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그 다음 속편이 나왔습니다. 속편은 이러합니다. 예수님께서 천국에 들어오는 분들을 지금도 지켜보고 계시는데 아직까지 장로는 한사람도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장로들이 언제 오는 가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풍자가 말하는 의미가 무엇입니까?
교회에서의 영적지도자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말일 것입니다. 세상에서는 목사가 되어 일하고 교회의 지도자 일을 보지마는 예수님 앞에 서게 될 때는 과연 어떨까? 하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함을 경고하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듭니다.
우리교회가 건강한교회가 되기 위해 시스템운영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들 역시 교회의 일군을 세웁니다. 조직력이 있어야 교회도 부흥됩니다. 그동안 일군은 많이 세웠으나 일군답게 감당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 교회는 지금 과도기에 와 있습니다. 또한 성장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우리에게 무언가 2%가 부족합니다. 2%를 체우기 위해 그동안 나름대로 힘써 왔습니다.
우리 교회는 지난 2년 전 항존직 직원 12명을 선택하여 교육하고 훈련을 해 왔습니다. 아직 그 분들은 취임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검증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집회참여, 성경공부, 지도자훈련, 봉사훈련 등 많은 시간을 거쳐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교회가 신년도에는 옛 구습을 뛰어 넘는 변화의 새교회가 될 것입니다. 교회부흥과 새성전의 비전을 이루는 획기적인 성장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보다 더 조직적이며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는 교회로 건강한 교회를 희망합니다. 다음 주일에 우리는 교회의 조직력을 강화시키고 시너지효과의 상승을 위해 일군들을 선택합니다. 성령님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우리들은 오직 기도하면서 주님의 뜻과 인도하심을 기다릴 뿐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말씀합니다. “그가 혹은 사도로 혹은 선지자로 혹은 복음전하는 자로 혹은 목사와 교사로 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면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엡4:11-12) 아멘.
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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