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학 강의록(14) : 설교의 실제-설교의 준비재료(교수-주태근)
제 2 부 설교의 실제
Ⅰ. 설교의 준비 재료
설교의 재료는 극히 풍부하다. 이르는 곳마다 설교의 재료가 안 되는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눈을 떠보고 생각을 가다듬어 생각해보면, 설교의 재료는 어디든지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서 그대로는 재료가 되지 않는다. 설교의 재료를 발견해서 사용하기까지는 극히 예리한 직감력과 널리 보고 헤아리는 지력과 기도가 필요한 것이다.
1. 기본자료 성경(Text)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여 은혜를 끼침으로써 삶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그러므로 설교의 가장 중요한 도구는 오직 말씀(Sola Scriptura)이어야 한다. 오늘날 많은 설교자들이 단순히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말씀을 떠나 예화나 사회 현상을 위주로 하여,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말씀을 도외시하거나 어물쩍 넘어가곤 한다. 진정한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철저하게 다루는 것이다. 물론 예화나 정치, 경제, 사회 등의 이슈들을 제기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인 요소들은 설교를 형성하는 양념은 되지만 결코 설교의 본 재료는 될 수 없다. 설교의 본질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설교자는 일평생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혀야 하며(행 18:5), 하나님의 말씀을 끊임없이 묵상하고(시 1:2), 연구하며 실천하는(스 7:10) 노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설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여 은혜를 끼쳐야 한다. 왜 설교가 필요한가? 성도들이 엿새 동안 세상에서 열심히 일하고 주일에 교회에 나오는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은혜를 받는 것이다. 그들은 힘겨운 삶 속에서도 설교를 통해 은혜를 받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승리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평소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충만한 은혜를 공급받아 성도들에게 전달하는 사명을 감당하고자 힘써야 한다. 어떻게 해야 은혜를 풍성하게 끼치는 설교를 할 수 있을까? 헐몬산의 이슬처럼(시 133:3) 풍성한 은혜를 끼치는 설교가 되느냐의 여부는 설교자가 얼마만큼 진실하게 많이 기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은혜는 설교자가 아니라 성령 하나님이 공급하는 선물이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말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님과 동행하며 끊임없이 뜨겁게 기도함으로써 주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20세기의 저명한 설교학자 존 스토트(John R. W. Stott)는 그의 설교학 저서에서 설교는 하늘에 속한 성경과 땅에 속한 청중들을 연결하는 다리와 같은 것이라고 했다. 사실 설교 본문인 하나님의 말씀과 그 말씀을 듣는 청중 사이에는 커다란 문화적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바른 설교자는 이런 문화적 격차를 좁히기 위해 먼저 하늘에 속한 성경을 온전히 깨닫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되, 아울러 땅에 속한 청중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참된 설교는 성경적이면서도 현대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소위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는 보수주의자들은 대체적으로 하늘에 속한 성경에 대한 이해는 많지만, 땅에 속한 청중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 자유주의자들은 반대의 경향을 띠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리 놓기로서의 설교를 깊이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설교자는 성경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관심 분야인 문화, 경제, 정치 등에 대해서도 폭넓은 식견과 건전한 이해를 갖추도록 힘써야 한다.
그러므로 바른 설교를 하기 위해서는 바른 성경해석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께서 성경 본문을 통하여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하는 가?” “본문의 의미의 정의 - 본문의 단어와 문법적인 구조들이 저자나 편집자의 의도에 관해서, 또한 원래 독자들의 이해에 관해서 드러내고 나타내는 것, 본문의 의미는 본문의 단어가 저자에 의해 기록될 당시에 독자들에게 전달했던 의미를 말한다. … 어떤 본문이 저자의 의도를 표현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겠는가? 아주 인간적인 차원에서 볼 때 아마 우리는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경 본문들의 경우, 우리는 하나님과 인간의 동시적인 영감 행위를 통해서, 하나님의 역사는 모든 성경 본문들이 정말로 참 저자이신 하나님의 의도를 표현하도록 하셨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목적은 결코 좌초되지 않는다.” 라는 바른 성경해석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결단코 바른 설교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경을 바르게 해석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신학적 훈련이 제대로 안 된 설교자는 물론이지만, 상당한 훈련을 받은 사람도 해석상의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자유주의 성경관은 인간의 이성이나 과학을 성경의 권위보다 더 강조하며, 가톨릭교회는 성경의 권위보다 교회의 전통과 해석을 더 강조한다. 또한 신정통주의자들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 된다고 믿으며, 자신을 성경 안에 두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자신 안에 두고 영적 체험을 강조하는 신비주의 경향을 지향하고 있다. 개혁주의자들은 “하나님의 계시 의존 신앙”과 “성경이 성경을 말하게 하라”는 두 모토(motto)를 가지고 성경을 해석한다. 성경해석은 성령의 내적 조명(illumination)과 계시를 의존하는 신앙 속에 기도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성경 본문의 역사, 문화적인 배경에서 성경의 주제인 언약과 메시아 중심의 해석을 이끌어 냄으로써 결국 그리스도 예수를 성경해석의 결과로 드러내야 한다. 개혁주의는 문법적, 역사적, 개혁신학적 성경해석을 주창해 왔다. 루터(M. Luther)의 그리스도 중심의 성경해석과 칼빈(J. Calvin)의 간단명료성의 원리는 개혁주의적인 성경해석의 원리를 드러낸 것이다. 성경은 성경 안에서 그리스도 중심으로 해석된다. 메시야 중심의 언약에 기초하여 예언과 성취 면에서 “모형론적이며 예표론” “모형(예표)론의 언어에서 이전의 일련의 사건들은 후기의 일련의 사건들의 예표를 이루었고, 후기의 일련의 사건들은 이전의 일련의 사건들의 대형(anti-type, 원형에 의해 예시되는 것)이었다. 또는 구원사에 계속되는 중요한 사건들이 하나님의 활동의 반복되어 일어나는 형태를 나타내며, 신악성경의 기자들은 자신들의 시대에 이 형태의 명확한 표현을 발견했다고 말할 수 있다.” “모세가 놋뱀을 장대에 매달았을 때, 장대에 매달린 뱀을 쳐다볼 수 있는 자들은 모세를 통해 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하는 자들이다. 반대로 장대의 뱀을 쳐다보지 않는 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는 불신자들의 모형이다. 이것은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구원을 받지만 믿지 않으면 구원을 받지 못한다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들과 불순종하는 자들에 대한 예표이며 모형이다. 최상의 성경주해는 성경 그 자체임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은 성경 중에서 반드시 적당한 해석을 주신다. 모형을 통해서, 사실을 통해서 그것에 필요한 말을 통하여 어디엔가 반드시 해석이 숨어 있다. 만일 한 권의 주해서도 손에 넣을 수 없는 사정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한 권의 신구약 성경이 있으면 족한 것이다. 그리고 기도하며 성령의 인도를 받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성경은 시대를 넘어, 환경을 넘고, 기자들을 넘어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직접 우리에게 그리고 나에게 말씀해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성서를 가까이하여 날마다 읽고, 묵상하고, 연구하는 삶이 생활화 되어야 한다. 그러면 성서에서 하나님의 말씀 즉 설교를 듣게 된다. 바른 설교자는 성서에서 설교를 듣는 자이다. 텍스트인 성서의 본문을 적어도 10번 이상씩 읽는 습관이 필요하다. 되풀이해 읽을 때 반드시 새로운 빛을 얻게 될 것이다. 성서에서 설교자가 감동을 먼저 받아야 한다, 자신이 먼저 감동을 받아야 다른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 특히 그중에 중요한 성귀는 암송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성서의 원문연구도 필요하다. 원문에 나타난 깊은 뜻을 바로 파악하는 방법이다. 번역 성서를 여러 권을 준비해서 대조하면서 연구하는 방법도 역시 설교에 큰 도움이 된다. 영어 번역 성서 2-3권, 자국어 번역 성서 2-3권, 자신이 아는 언어권 성서역 2-3권 등이 필요하다. 아울러 신구약성서주석서를 준비해서 참고해서 연구하면 본문의 해석에서 곡해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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