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서신 설교원고

동반자적 선교(고전3:5-9)

주 바나바 2019. 10. 15. 19:18

동반자적 선교(고전3:5-9)

 


주 바나바


교회를 구성하는 성도들을 흔히 등록교인과 출석교인으로 나눕니다. 한국 교회 병리현상 중의 하나는 등록교인과 출석교인과의 차이가 크다는 사실입니다. 대체로 등록교인이 출석교인보다 많은 것이 보통입니다등록교인의 절반도 출석하지 않는 경우는 다반사이고 심지어 일부 교회들은 출석교인이 등록교인의 20-30퍼센트에도 못 미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1천 명의 성도를 가진 교회라고 할 경우 장년 출석성도는 3백 명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분쟁이 일어난 어느 교회에서의 일입니다. 새로 부임한 목사가 교회에 변화를 가져오자 그것을 지지하는 그룹과 반대하는 그룹으로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불화의 골이 깊어지자 공동의회에서 목사에 대한 신임투표를 하게 되었습니다그 목회자가 부임한 이후 많은 새신자가 교회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그들 대다수는 아직 등록교인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공동의회에 참석만 할 뿐 투표권은 행사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그 교회의 목사는 많은 새신자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오래 된 등록교인들 때문에 신임투표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받고 결국 교회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런 경우 과연 등록교인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등록교인, 즉 멤버십은 성경에서 '지체'라는 말로 표현되어 있습니다(고전 12:14-27). 그리스도의 몸의 일부를 이루는 지체는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세례를 받아 교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 된 성도를 말합니다초대교회뿐만 아니라 지금도 세례를 받는 것은 곧 목숨을 바치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지역이 있습니다


이슬람 지역이나 중국의 지하 교회의 경우 교회의 지체가 된다는 것은 전적 헌신을 의미합니다. 그에 비해 한국의 경우에는 지체로서의 등록교인의 의미가 훨씬 약화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교회성장학자 와그너 박사에 의하면 등록교인으로 헌신하는 것과 지속적인 교회성장의 잠재성 사이에는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에 의하면 오늘의 교회에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소개합니다첫째는 모달리티(modatity) 교회입니다. 모달리티 교회는 멤버십을 위한 특별한 조건이 없는 교회입니다. 서울에 태어나면 자동적으로 서울시민이 되듯이 교회에 오면 자동적으로 그 교회 교인이 되는 경우입니다이러한 교회는 누구든지 등록교인이 될 수 있는 이른바 포용성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헌신과 희생이 없는 유명무실의 형식적 자를 양산하게 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유럽의 국가 교회가 바로 이러한 모달리티 교회이며 한국 교회도 점차 모달리티 교회가 되어가고 있는 조짐이 보입니다.


둘째 유형은 소달리티(sodality) 교회입니다. 소달리티 교회는 멤버십을 강화하는 교회입니다. 서울 시민일지라도 특별한 단체에 가입하려면 그 단체의 요구조건을 채워야 하듯이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그 교회를 위해 특별한 헌신과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입니다등록교인이 되기가 쉽지 않지만 일단 멤버가 되면 오합지졸이 아니라 특공대처럼 한 몫을 하는 일꾼이 됩니다. 교회성장의 전문가에 의하면 모달리티 교회보다 소달리티 교회가 훨씬 더 높은 성장률을 갖는 다는 평가입니다.


왜냐하면 소달리티 교회는 모달리티 교회보다 강력한 멤버를 가지고 있어서 정해진 목적을 이루는 데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일반 교회보다 선교단체가 더 효과적인 전도를 하는 것은 선교단체일수록 더 소달리티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사도행전에 나타난 바울 선교공동체의 동역 선교는 시작부터가 소달리티 즉 팀선교 사역이었습니다. 바울 선교공동체라는 조직의 시초는 안디옥 교회에서 바나바와 바울을 파송한 것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실 바울 선교공동체의 출발은 다소에 머물러 있던 바울을, 안디옥 교회로 인도하여 그들의 공동체와 연결해 주었고, 안디옥 교회와 함께 동역의 기회를 제공한 바나바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사도행전에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선교단(Pauline Bands)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바나바-사울-마가 3명의 한 팀으로서 시작됩니다. 두 번째 팀은 바울-바나바와 그들의 동료들 팀입니다. 세 번째 팀은 바울-바나바-유다-실라 4명의 한 팀입니다. 네 번째 팀은 바울-실라 2명의 한 팀입니다다섯 번째 팀은 바나바-마가 2명의 한 팀입니다. 여섯 번째 팀은 바울-실라-디모데 3명의 한 팀입니다. 일곱 번째 팀은 바울-실라-디모데-누가 4명의 한 팀입니다. 여덟 번째 팀은 바울-실라-디모데-누가-아굴라-브리스길라 6명의 한 팀입니다아홉 번째 팀은 바울-실라-디모데-누가-아굴라-브리스길라-아볼로 7명의 한 팀입니다. 열 번째 팀은 바울-실라-디모데-누가-에라스도-가이오-아리스다고 7명의 한 팀입니다. 그리고 열한 번째 팀은 바울--디모데-누가-소바더-아리스다고-세군도-가이오-두기고-드로비모 10명의 한 팀입니다. 이처럼 선교팀이 점차적으로 보다 유연한 구조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선교신학자들에 의하면 바울로부터 시작된 선교팀이바울 선교공동체 혹은 바울 선교단이라 불리어 오다가 점차 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선교단체가 형성됨으로 교회단체와 선교단과 서로 구별하는 단체가 되었습니다즉 기독교 선교운동에서는 교회라는 목회적 구조와 바울 선교공동체와 같은 선교회라는 선교적 구조의 두 종류의 기본적인 사역 구조가 형성되어 오늘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많은 학자들은 초대교회 당시의 안디옥 교회와 바울 선교공동체의 구조에 대해, 이를 하나님의 이원적 구조라고 말합니다학자들은 이 두 구조에 대한 용어를 선택함에 있어서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여 줍니다


예를 들면 찰스 J. 멜리스(Charles J. Mellies)는 이 두 구조를 헌신된 공동체회중구조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폴 E. 피어슨(Paul E. Pierson)선교구조회중구조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한편 랄프 윈터는 신약과 교회사에는 두 개의 구조가 항상 병행하였다고 주장하며, 이 두 구조를 모달리티(Modality)와 소달리티(Sodality)로 부릅니다. 여기서 랄프 윈터는, 보다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수용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수평적 구조라고 할 수 있는 구조를 소달리티(Sodality)라고 부르며, 이러한 소달리티(Sodality) 구조의 원형을 바울 선교공동체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랄프 윈터가 말하는 이 소달리티(Sodality) 구조의 개념은 타문화권 선교를 수행하는 각 선교부나 선교회의 모든 형태를 포괄하는, 선교를 위한 제한적 구조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교회 구조가 확장되고 주님의 지상 명령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선교구조가 필요합니다왜냐하면 선교구조는 기동력이 있고, 전문성을 띤 많은 사람들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울 선교공동체의 구조는 소달리티(Sodality)의 구조입니다. 사도행전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선교 구조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바울 선교공동체는 그 이후 소달리티(Sodality)의 고전적인 모델이 되었으며, 바울의 세계 선교 사역에 가장 효율적인 선교의 조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바울을 중심으로 한 선교조직은 초기부터 선교공동체의 모형을 보이며 활발히 전개되었고, 바울에게 있어서 세계 선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직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들은 동반자 관계에서 맺어진 선교팀이란 사실입니다. 이들의 동반자적 관계는 상호신뢰성과 자신들의 책임을 게을리 하지 않고 완수한다는 기본적인 태도에 바탕을 두고 선교사역을 수행하였으며, 선교사역에 있어서 팀을 이루어 동반자로서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길을 바울이 열어 놓았던 것입니다.


앞으로 소달리티(Sodality)의 강력한 성격을 가진 선교기구들, 즉 어떤 목적의식 아래 단결되고, 헌신하는 강력한 선교조직체가 없이 교회는 세계 선교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21세기에는 이 두 구조가 서로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고 협력해야 하는 공생적인 관계에 놓여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 란 용어를 접하게 됩니다. 여기서 동역자란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있어서 주님의 계획과 하시는 일에 헌신된 자들이란 뜻입니다. 저는 이 용어를 소달리티와 모달리티가 함게 동역하는 선교구조로 이해하고 싶습니다모달리티와 소달리티는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팀으로서 파트너십을 가지게 됩니다. 교회와 선교회가 선교하는 일에 서로의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즉 동반자 의식입니다.


새로운 선교한국 시대를 위해 선교기관들은 지역교회에 대해 다음과 같은 공동 책무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첫째로 선교사 파송과 후원의 주체인 지역교회의 자율성 및 독립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둘째로 선교사와 선교사역에 대한 보고와 적절한 교회 관련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셋째로 재정관리의 투명성과 공신력이 요청됩니다. 넷째로 지역교회의 선교교육과 선교운동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정보 및 자원 제공이 필요합니다. 다섯째로 선교사와 사역에 대해 지역교회와 긴밀한 사전 사후 협의가 있어야 합니다. 여섯째로 지역교회의 세계화와 선교 선진화를 위한 교육과 훈련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사무실로 이전하여 전진하는 이 선교회가 선교의 동반자로서 모달리티를 품에 안고 소달리티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는 단체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사도 바울을 통하여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재차 기억하기를 소원합니다.


"그런즉 심는 이나 물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뿐이니라 심는 이와 물주는 이가 일반이나 각각 자기의 일하는 대로 자기의 상을 받으리라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요 너희는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니라"(고전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