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론 강의록(6) : 교수 주태근
Ⅳ. 교회의 이해
'교회'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그 본질이 무엇인가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의 본질에 대한 문제는 역사적으로 많은 논란이 야기되었던 문제이다. 2세기 말에 이단들의 발흥으로 인하여 교회가 외면적 조직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이 있게 된 나머지 그 여파로 중세 로마교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그 결과 중세 교회는 그 본질에서 벗어난 교회 아닌 교회로 둔갑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와 같이 빗나간 교회로부터 벗어나기를 시도했던 개혁파교회는 상당한 부분에서 교회의 순수한 본질을 회복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러나 18세기 후반에 전성기를 이룬 계몽주의 영향을 받아 성서에 대한 고등비평이 가해지면서 개혁파교회 역시 성서적인 교회의 본질에서 멀어져 가는 교회로 변모되기 시작한 것이다.
1. 교회의 정의
교회에 해당하는 단어들은 다음과 같다. 영어의 church, 독일어의 kirche, 스웨덴어의 kerke, 게일어의 kirk, 러시아어의 cerkovi 등이다. 이 모든 교회 용어는 헬라어인 ‘토 쿠리아콘’이라는 형용사에서 나온 것이다. 이 단어는 본래 ‘주의 집’을 말하는 것으로 사용되었으나 후에 ‘주의 백성’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신약에 언급되는 교회(에클레시아; εκκλησια; Ecclesia)라는 단어는 전령에 의해 소집된 회중을 말한다(행 19:32, 39, 40). 하지만 70인역본(LXX, Septuagint)에서는 하나님 앞에 모인 ‘이스라엘의 회중’을 의미한다. 즉 신약에서는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중심으로 모으신 ‘회중’을 의미한다.
교회가 되기 위해 먼저 사람들이 불리어져야 한다. 사람들은 그냥 교회에 오도록 불리어지는 것이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불리어진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와 구주로 믿도록 선포하는 것이 사람들이 부름 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교회를 세우시기 위해 언제든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도록 그의 이름으로 부르신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듣지 못해서는 사람들이 결코 교회를 이룰 수 없다. 이렇게 교회는 사람들이 예수의 사람들이 예수의 이름으로 부름 받았기 때문에 교회를 ‘에클레시아’라고 칭한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어 자기의 백성으로 삼으셨는데 이제 교회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상과 죄악에서 불러내신다. 불러내어 자기의 백성이 되게 하기 위해 ‘교회’로 만드신다.
부름 받은 사람들이 교회가 되려면 그들이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받아야 한다. 부름 받은 것만으로는 교회가 되지 못한다. 부름 받은 사람들이 교회를 이루려면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되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 그들의 죄가 용서되고 깨끗해지는 피 흘리셨음을 믿으면 죄가 용서되고 깨끗해져서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 가톨릭의 교황에 충성하고 그와 연합하므로 구원에 이르는 것이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 고백하므로 사죄가 이루어져 새사람이 된다. 이 일 곧 사람들로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고백 하도록 하는 일도 성령이 하신다. 성령이 인도자이므로 교황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성령의 가르침이 진리이고 그리스도를 사람들에게로 인도하기 때문에 성령으로 충족하여 교황의 역할을 불필요하게 만든다.
구속받은 백성들이 교회가 되려면 예수 그리스도에게 연합되어야 한다. 이 연합은 사람들이 서로 연합하여 교제가 되므로 그리스도에게 연합되는 것이 아니다. 로마교회에 의하면 교회에서 연합이 시작되어 그리스도에게 까지 이른다. 그러나 성서에 의하면 사람들을 성령이 그리스도에게 연합시키신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사람들이 결합되므로 사람 상호간의 연합과 교제가 가능하다. 이렇게 사람들이 그리스도에게 결합되므로 교회가 되고 그 교회는 바로 그리스도의 몸이 된다. 그리스도가 머리가 되고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 된다. 성령에 의해서 사람들이 그리스도에게 연합하면 그리스도의 몸을 이룬다. 이 연합은 영적이지만 가장 실재적이므로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고 한 뼈와 살이 된다. 이 연합이 사람들의 연합으로 교회가 되게 하고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 되게 한다.
백성들을 그리스도에게 연합시키는 이 연합은 신비한 연합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으나 가장 확실하여 그리스도의 분신이 된다. 이 연합은 성령이 이루신다. 성령이 이 연합의 고리이고 끈이다. 성령이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 연합시켰으니 아무도 이 연합을 헐 수 없다. 성령이 교회를 그리스도에게 연합시키므로 교회발생은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에 가능하게 되었다.
교회에 대한 위의 진술들을 종합하면 “교회는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불러내어 예수의 피로 구속하여 그리스도에게 연합시킨 공동체”이다. 교회는 피로 연결된 것이 아니고 성령으로 결합된 공동체이다. 더욱 정확하게는 예수 그리스도가 성령으로 사람들을 자기 자신에게 연합시키신다.
2. 교회의 본질
교회라는 개념은 주로 교회가 처한 그때마다의 역사적 형태에 의해 규정되어 왔다. 교회는 자신이 특정한 시대에 만들어 놓은 상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매 시대는 자기만의 교회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변하는 역사적 교회상들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본질이다.
교회의 본질에 대하여 세 가지 다른 견해가 있다. 로마 가톨릭과 동방정통교회 그리고 개신교회의 견해이다.
첫째로, 로마가톨릭교회에 의하면, 교회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예배의 모임이 아니라 지상에서 사람의 구원을 취급하는 기관이며, 신의 은사를 맡아 신도들에게 나누어주는 신적기관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렇게 정의한다. “교회는 세례를 받고, 같은 신앙을 고백하고, 같은 성례전에 참여하는 모든 성실한 무리들의 모임이다. 그들은 합법적인 성직자의 지배를 받고 지상에서는 한 분 밖에 없는 한 가견적 교주의 지배를 받는다.” 이와 같이 말함으로서 교회는 주를 예배하기 위하여 모인 회중이라기보다 그 회중을 지배하고 가르치는 성직단에게 더 중점을 둔다.
둘째로, 동방정통교회는 로마가톨릭교회와 비슷한 교회 이해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교황 1인에게 절대권을 부여하지 아니하고 교회 회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며, 그 교회 회의는 절대로 오류를 범할 수 없다고 한다. 이 교회는 가견교회를 의미함으로서 동방정통교회라고 불리는 유형적교회의 절대권을 주장한다. 이러한 교회관 역시 주의 부르심을 받아 예배하기 위하여 모인 회중보다, 지상에 일정한 조직체를 가진 유형, 가견교회를 더 중시함으로서 성서가 말하는 ‘에클레시아’라는 개념에서 이탈하고 있다.
셋째로, 개신교회의 교회관이 있다. 루터나 칼빈은 다같이 교회를 '신자들의 공동체(회중)'로 이해했다. 루터는 교회란 믿음 안에 있는 '성도의 공동체' 또는 '회중'이라고 했으며, 칼빈은 교회를, ‘선택 받은 자의 무리’, ‘입양의 은사에 의해서 신의 자녀가 된 사람들과, 성령의 성화에 의해서 그리스도의 참 지체가 된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함으로서, 조직체로서의 교회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라 ‘신의 백성의 모임(공동체)’에 더 강조점을 두었다.
그렇다면 이 모임은 어떤 본질을 가지는 것일까? 성서에 의하면,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그리스도는 그 몸의 머리라는 본질을 가지고 있다. 예수는 자기와 자기를 따르는 무리들과의 관계를 포도나무와 포도나무 가지의 비유를 통하여 충분히 설명했다. “내가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그 농부라 무릇 내게 있어 과실을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이를 제해 버리시고 무릇 과실을 맺는 가지는 더 과실을 맺게 하려하여 이를 깨끗케 하시느니라 …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 15:1-5). 이와 같이 예수와 그의 무리들과의 불가분리의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사도 바울은 육체에 비유해서 예수와 그를 따르는 신자들과의 관계의 불가분리성을 강조하고 있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전 12:27). 머리가 없는 육체가 있을 수 없음 같이 육체를 떠난 무리도 있을 수 없다. 그리고 모든 지체는 서로 연합하여 머리가 시키는 대로 행동할 뿐이다. 이와 같이 교회는 살아 계시는 그리스도의 제체로서, 법적으로나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체가 아니라 주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서로 도우면서 노력하는 살아 있는 유기체요 상호 봉사를 하는 회중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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